책 소개
조류학계의 빌 브라이슨, 인류를 대표하여 치킨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파헤치다!
닭발은 왜 단풍잎 모양일까? 새는 왜 목을 앞뒤로 흔들며 걸을까? 조류의 조상이 1억 5,000만 년 전 티라노사우루스라고? 재치 있고 유머 넘치는 글쓰기로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일본의 대표 조류학자 가와카미 가즈토가 새 책을 내놓았다. 일상에서 누구나 관찰할 수 있는 닭고기를 통해 조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실물을 예로 들어 가장 쉽고 재미있게 진화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더불어 닭가슴살, 날개, 넓적다리, 심장과 모래주머니에 이르기까지 닭의 전 부위를 구석구석 살펴보며 조류에 관한 재미있는 상식을 무한히 펼쳐놓는다. 위트 있고 통통 튀는 감각적인 글솜씨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조류에 관해 알고 싶다면 입문서적으로서 손색이 없는 훌륭한 읽을거리이다.
목차
프롤로그|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1. 날개를 주세요
닭가슴살은 날고 싶다
안심의 사명
윗날개의 길이로 본 새의 마초지수
맛있는 날개에는 뼈가 있다
날개끝이 없다면 새가 아니다
2. 다리는 입만큼 말을 한다
넓적다리에 대하여
종아릿살을 맛있게 먹는 법
닭발은 왜 단풍잎 모양일까
3. 이래 봬도 절반은 내장
살코기가 있으면 뼈다귀도 있는 법
때로는 간을 빼 먹는 요괴처럼
하늘을 날 때 새의 심장은
위도 입만큼 씹을 줄 안다
4. 누가 새의 맨살을 보았나
엉덩이는 감추고 꽁지는 내놓고
닭살이라 놀리지 말 것
새는 왜 목을 앞뒤로 흔들까
닭볏부터 혓바닥까지
에필로그|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주요 참고문헌
작가소개
지은이 | 가와카미 가즈토 (川上和人)
치킨 덕후. 조류학계의 빌 브라이슨. 삼림종합연구소 주임연구원. 정식 직함은 ‘국립연구개발법인 삼림연구·정비기구 삼림종합연구소 삼림연구부문 야생동물 연구영역 조수생태연구실 주임연구원 전략연구부문 생물다양성 연구거점 겸임’이지만, 다 외울 수 없어서 평소에는 생략한다. 현재 66자이므로 무한수에 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정진하고자 한다. 전문 분야는 오가사와라 제도에 서식하는 조류의 진화와 보전 관련 연구. 이미 눈썰미 좋은 독자들 사이에서는 말도 안 되게 웃기면서 기가 막히게 글을 잘 쓰는 조류학자로 소문이 났다. 저서로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 《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조류학자 무모하게도 공룡을 말하다》 등이 있다.
옮긴이 | 김소연
일본어 전문번역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과 동덕여자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알 수 없는 나》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 《실물 크기로 보는 고생물 도감》
《나는 죽을 권리가 있습니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 《동적평형》 《아이는 느려도 성장한다》 《종의 기원, 바이러스》 등이 있다.
서평
치킨은 접시 위의 조류학 교과서!
“이제 우리 치킨을 뜯으며 진화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재치 있고 유머 넘치는 글쓰기로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일본의 대표 조류학자 가와카미 가즈토가 새 책을 내놓았다. 《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조류학자 무모하게도 공룡을 말하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에 이어 한국에 소개되는 네 번째 책이다. 저자는 이번에 조류 가운데서도 특히 ‘닭’을 중심으로 진화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놓는다. 왜 하필 닭인가? 돼지나 소는 통째로 판매되는 일이 없다. 파충류나 양서류, 곤충을 마트에서 마주칠 일도 없다. 반면 닭은 정육점에서 생전을 방불케 하는(?)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목격할 수 있고, 우리 집 부엌에서 모래주머니부터 닭발까지 온갖 부위를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다. 치킨 한 마리를 배달시켜놓으면 그것이 바로 조류학 교과서가 되는 것이다. 퍽퍽한 가슴살, 쫄깃한 다리, 질긴 힘줄을 품은 안심… 치킨에는 조류 특유의 기능성과 진화의 역사가 가득 담겨 있다. 이 책은 일상에서 누구나 관찰할 수 있는 닭고기를 통해 조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실물을 예로 들어 가장 쉽고 재미있게 진화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조류를 이야기하는 자리에 닭이 빠질 수는 없지 않은가.
“닭은 조류를 이해하기 위한 입구다!”
알고 먹으면 두 배 더 재미있는 조류학자의 맛있는 식탁
이 책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인류 최대의 난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닭의 조상은 누구인가? 닭은 꿩목 꿩과에 속하는 ‘적색야계’를 가금화한 것이다. 적색야계는 그 이름처럼 적갈색으로, 토종닭의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꿩과는 거의 날지 못하므로 포식자에게서 몸을 숨기기 위해 적갈색의 위장색을 진화시켰다. 반면 인간이 식용으로 쓰기 위해 품종개량을 거듭해온 닭은 위장색이 불필요하다. 닭의 대표색인 흰색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선별해온 결과로, 적응진화와는 다른 이야기의 산물인 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 간단하다. 닭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금이고 그 역사는 약 1만 년에 이른다. 닭의 조상 적색야계는 물론 알을 낳았다. 이렇게 생각하면 틀림없이 달걀이 먼저다. 하지만 조류학적으로 의미 있는 점은 닭도 달걀도 아닌, 하늘을 날지 못하는 공룡이 먼저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파충류에서 진화한 공룡이 훗날 비행으로 진화하는 길을 개척했다. 조류는 공룡 중에서도 티라노사우루스나 벨로키랍토르처럼 사나운 수각류 공룡으로부터 약 1억 5,000만 년 전에 태어났다. 이빨이 있는 입, 근육질 꼬리, 무거운 몸. 공룡이 갑자기 자유자재로 날 수 있었을 리 만무하다. 그들은 억겁의 시간 동안 하늘을 나는 데 적합한 지금의 형태로 진화해왔다. 새가 발생에서 성체에 이르는 경로에는 바로 이 진화의 역사가 그대로 드러난다. ‘닭’이 친근한 먹거리가 아닌, 진화의 역사가 기록된 ‘조류’로서 재발견되는 순간이다.
“닭 이야기가 이보다 더 쉽고 재미있을 순 없다!”
닭볏부터 닭발까지 본격 치킨 TMI
자, 그렇다고 이 책이 닭을 둘러싼 진화의 역사만 설명하는 전문서적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책은 닭가슴살로 시작해 날개, 넓적다리, 종아릿살, 뼈다귀와 내장을 거쳐 심장과 모래주머니에 이르기까지 닭의 전 부위를 구석구석 살펴본다. 조류에 관한 재미있는 상식을 무한히 펼쳐놓으며, 동시에 잘못 알고 있었던 오해와 편견들도 바로잡아준다.
마트의 닭고기 코너에서 닭가슴살이 가장 많이 진열된 진짜 이유는 뭘까? 다이어트 식단으로 인기가 있어서?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어서? 이유는 명쾌하다. 닭고기 가운데 가장 큰 중량을 차지하는 것이 가슴살이기 때문이다. 닭가슴살은 날개 같은 부위에 비하면 단연코 넓다.
꼭꼭 씹어 먹으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뒤로한 채, 새들은 먹이를 그냥 꿀꺽 삼킨다. 매처럼 부리로 살점을 뜯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냥 삼킨다. 애초에 이빨이 없어 씹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새들은 소화불량에 걸리지 않는데, 입 대신 위로 저작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새는 위가 네 개나 되는 소한테도 없는 튼실한 근육질 위를 갖고 있다. 바로 ‘모래주머니’이다. 모래주머니는 인간에게는 없는 조류 특유의 소화기관이다.
조류학 박사가 쓴 전문서적임에도 전문지식뿐 아니라 조류에 대한 온갖 재미난 읽을거리로 가득하다. 위트 있고 통통 튀는 감각적인 글솜씨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조류에 관해 알고 싶다면 입문 서적으로 손색이 없는 훌륭한 읽을거리이다.
미리보기
가령 돼지고기는 닭의 2배, 소고기는 3배가 더 맛있다고 해보자. 하지만 가격이 높으면 맛도 더 좋은 게 당연한 법. 그래서 닭고기가 1엔당 얼마나 맛있는지를 ‘1닭’으로 놓고 계산해보면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맛은 각각 약 0.77닭과 0.7닭이다. 즉 단위가격당 맛은 닭고기가 훨씬 뛰어나다. 닭 2연승.
_28쪽 <닭가슴살은 날고 싶다>
뒤꿈치 아래로는 인간과 새가 완전히 다르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뒤꿈치를 포함한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게 걷는 척행성(蹠行性)인 데 반해 새는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발가락으로 걷는 지행성(趾行性)이다. 이는 인간과 새를 구분해주는 지점이기도 하니 구분이 되지 않으면 주목하기 바란다. 하지만 하이힐을 신으면 까치발이 되어, 척행성보다는 오히려 지행성에 가까워진다. 그렇다, 이 점에서 하이힐 미녀는 새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내가 그녀들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조류학자로서 관찰하는 것이니 절대 신고는 하지 말기 바란다.
_128쪽 <다리는 입만큼 말을 한다>
새의 걸음걸이에는 주로 호핑과 워킹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호핑은 두 다리를 모으고 이동하는 방식이고, 워킹은 두 다리를 번갈아 내딛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참새는 호핑을, 비둘기는 워킹을 하는 경우가 많고 두 가지 방식을 다 취하는 까마귀 같은 새도 있다. 워킹은 인간에게도 위화감이 없는 운동이다. 한편 호핑은 예전에 야구부가 계단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올 때 이용했던 것 외에는 그다지 이용되지 않는다.
_129~130쪽 <다리는 입만큼 말을 한다>
맛있게 먹고 있자니 접시 위에 누워 있는 오리의 허망한 시선이 느껴진다. 원인은 녀석들의 눈이 머리 바로 양옆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피식자는 눈이 옆을 향함으로써 시야를 넓게 확보해 포식자의 습격을 재빨리 감지한다. 눈이 머리 양옆에 붙어 있는 오리와 내가 시선이 마주칠 수 있는 것은 생물 간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진화의 선물이다.
_238~239쪽 <누가 새의 맨살을 보았나>
타조는 안구가 지름 5센티미터나 된다. 시각에 의지해 생활하는 조류에게 큰 눈은 필수 아이템이다. 그 형상은 메다마오야지[만화 〈게게게의 기타로〉의 주인공. ‘눈알아빠目玉おやじ’라는 뜻으로 머리 대신 큰 눈알만 있다]처럼 완전히 동그란 형태가 아니고 찌그러진 만두처럼 생겼다. 한정된 크기의 머리 공간에서 렌즈의 지름을 확보하려면 이 형태가 최적일 것이다.
_239쪽 <새의 부리는 인간의 손>
새하얀 테이블보 위 웨지우드 접시에 떡하니 앉아 계신 건 그저 영양 공급원에 불과할까? 아니, 거기에는 이제나저제나 우리에 의해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는 박물관 못지않은 무한한 정보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오랜 진화의 역사가 있다.
_268쪽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