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12월 2일 창립한 문예출판사의 첫 출판물. 문예출판사가 『데미안』을 내세우면서 한국 출판계에 뛰어든 데는 당시 열악한 출판 환경이 큰 작용을 했다. 청소년이 읽을 만한 교양 도서가 변변치 않은 척박한 상황에서 문예출판사는 청소년의 정서 함양에 필요한 책을 꾸준히 출간하여 단행본 시장의 새로운 서장을 열었다.
1972년 3월 문예출판사는 국내 최초 『어린 왕자』 번역 단행본을 출간한다. 이후 300여 곳 이상의 출판사에서 『어린왕자』를 출간하였으며, 현재까지도 국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문예출판사는 현재 『어린 왕자』 소프트커버 에디션, 출간 70주년 기념 갈리마르 에디션, 0629 에디션, 회전목마 팝업북 등을 출간해 유통 중이다.
1973년 1월 10일 문예출판사는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국내 최초 번역해 출간한다. 『갈매기의 꿈』은 출판되자마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판매 기록을 뛰어넘은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소설의 제목은 고 전병석 초대 회장이 지었으며, 번역은 시인이자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한 정현종이 맡았다.
문예출판사는 우수한 우리 문학 작품을 비롯하여 우리가 수용해야 할 외국 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50년 간 단행본으로 출판된 많은 책 중에서 문학성이 높은 좋은 작품을 엄선하여 새로이 기획된 작품과 함께 펴낸 것이 ‘문예 세계문학선’이다. 문예출판사는 ‘문예 세계문학선’ 출간을 위해 역량 있고 우수한 번역자를 발굴, 좋은 외국 문학 작품과 명저를 원전 번역으로 국내에 소개해 번역 출판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이란 무엇인가』(1977)를 첫째 권으로 ‘철학사상총서’가 발간되었다. 관련 학문의 연구 의욕을 고취하고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철학자, 사상가들의 주요 저서를 번역 소개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한국 미술 분야는 오랜 편집 기간과 제작비의 부담으로 채산성이 없다는 취약점이 따른다. 그럼에도 문예출판사는 한국 전통문화예술 분야의 학술서적을 출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한국미술총서’의 시작을 알린 안휘준 『한국회화의 전통』(1988)은 이듬해 제29회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으며 문예출판사에 영광을 안겼다. 『한국회화의 전통』은 1989년 한국출판문화상(현 한국백상출판문화상), 『한국의 석조미술』은 1996년 한국출판문화상, 『한국의 금속공예』는 1997년 한국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다.
문학 예술 분야의 양서를 국내에 소개하려는 취지로 기획된 총서. 수잔 K. 랭거의 『예술이란 무엇인가』(1977)가 맨 앞에 놓인다. ‘문학예술총서’로 출간된 도서로는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포스터의 『소설의 이해』등이 있다.
문예출판사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이 편향적인 이념에 빠지지 않고 순수 학문에 정진하도록 돕기 위해 ‘인문사회과학총서’를 기획 출간하였다. 프리츠 파펜하임의 『현대인의 소외』(1978)를 시작으로 장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마르틴 부버 『나와 너』 등의 명저가 뒤이어 출간됐다.
문고판의 전성기였던 1970년대. 1971년 ‘을유문고’ 다음으로 1972년 ‘문예문고’를 발간했다. 문예문고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가는 우종서의 형식을 따랐으며, 에디드 해밀튼의 『그리이스 로마 神話』(1972)가 첫 시작을 알렸다. 문고판 시장에 뛰어드는 출판사가 늘어나면서 질 낮은 염가 문고판, 서점의 외면 등이 원인이 되어 83권을 마지막으로 종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