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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유해간행물 심의에 대한 문예출판사 공식 입장문

관리자 2024-05-16 조회수 496

안녕하세요. 문예출판사입니다.


2020년 8월 출간된 인티 차베즈 페레즈 저《일단, 성교육을 합니다》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간행물윤리위원회(이하 간윤위) 청소년유해간행물 심의 판정에 대한 사건 경과와 문예출판사의 공식 입장을 밝힙니다.


1. 간윤위는 일부 시민단체가 ‘음란·유해도서’라고 주장한 성교육 도서 68권을 심의, 문예출판사의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를 청소년유해도서로 심의 결정하였습니다(4월 19일). 문예출판사는 간윤위 결정에 불응해 재심의 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5월 16일), 재심의 진행과 관계없이 심의 결정의 법적 효력에 의해 ‘19세 미만 구독 금지’ 표시 없이는 유통이 불가하여 불가피하게 도서 전량 반품 및 판매 중지 상태입니다.


2.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원서명 : RESPEKT - EN SEXBOK FOR KILLAR)는 스웨덴 성교육 전문가 인티 차베즈 페레즈가 쓴 책으로 스웨덴에서 최우수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 전 세계 19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일단, 성교육을 합니다》는 2020년 8월 국내 출간 당시 국내 성교육 전문가에게 세부 감수를 받았으며 조선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서도 책을 적극 소개하였습니다.


3.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는 자위 행위, 남녀 그리고 동성 간 성행위 등 성(性) 전반의 지식을 직설적이고 구체적으로 기술하며, 성관계 시 상호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는 과장되고 왜곡된 서술로 감각적 자극을 주거나 성적 판타지를 유발하는 ‘유해도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 청소년 성 실태에 걸맞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포괄적인 성교육 도서이며 유네스코의 <국제 성교육 가이드>의 기준에서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문예출판사는 성을 무조건 감추고 보호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유해성’을 판단, 청소년 성교육의 방식과 범위를 제한하는 것에 매우 큰 우려를 표합니다.


이번 간윤위 청소년유해간행물 심의에 대해 성교육 전문가들 역시“현재 청소년의 성 실태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청소년의 성(性)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통제하거나 보호하려는 기존 사회의 관점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한국성인권교육연구소 대표 김선아)이며, “한국 사회는 청소년에게 구체적인 성적 지식을 제공하고, 성행위 시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점을 설명하는 것을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금기시”하는 “자세는 청소년의 성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방관하는 부적절한 태도”(성문화연구소 라라 대표 노하연)라고 비판적 입장을 표했습니다. 또한 “오히려 청소년들이 부적절한 정보에 노출되기 전에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등과 안전에 입각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유해물 판단은 시대착오적”(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 김지학)이라고도 비판했습니다.


4. 최근 보도(‘꼭 필요한 이야기… 언제까지 감출 건가요’, 한국일보, 5월 9일자)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시민단체들이 유해도서라고 지적한 성교육 도서들이 경기 지역 소재 학교 도서관들에서 2,500권 이상 폐기됐습니다. 문예출판사의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역시 간윤위의 재심의 결과에 따라 같은 절차를 밟게 될 것입니다. 청소년유해도서 판정 시 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도서는 전량 폐기되고 공공도서관에서는 별도 장소에 비치됩니다. 이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성(性) 인식을 키우고, 다양한 성(性) 관점을 수용할 기회를 빼앗는 부적절한 조치입니다. 또한 청소년 성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도서 출판계를 크게 위축시키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5. 문예출판사는 5월 16일 우려의 목소리를 담은 재심의 신청서(성교육 전문가 의견서, 독자 서평,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가이드 등을 포함)를 간윤위에 제출했습니다. 문예출판사는 이번 기회를 통해 간윤위가 청소년이 알아야 할 올바른 성(性) 지식과 태도가 무엇인지 재고해주시길 적극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05.16. 문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