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바디우 세미나: 자크 라캉
저자 알랭 바디우 지음,  박영진 옮김
장르 철학사상
ISBN 978-89-310-2302-2
발행일 2023-01-10 (초판)
제본 형태 / 판형 소프트 커버 / 규격외
페이지수 360
정가 22,000원
 
라캉 정신분석은 최후의 반철학이자
가장 정교한 반철학이다

마르크스에게 레닌이 있다면
프로이트에게는 자신이 있다고 주장하는 라캉
그리고 이에 대한 알랭 바디우의 반박

《알랭 바디우 세미나: 자크 라캉》은 알랭 바디우가 1994~1995년에 진행한 세미나를 엮은 책이다. 바디우는 라캉의 여러 텍스트를 ‘반철학’이라는 키워드로 독해한다. 반철학은 철학의 제일 목표인 ‘진리’를 해임하고자 하는 담론을 말한다. 따라서 반철학의 관건은 철학자라고 하는 지독하게 아픈 인간을 낫게 하는 것이다. 서구 사유의 역사가 철학과 반철학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보는 바디우는 라캉의 텍스트를 정교하게 독해한 후 라캉을 ‘최후의 반철학자이자 가장 정교한 반철학자’라고 명명한다. 나아가 라캉 반철학의 비판으로부터 철학을 옹호하며 라캉 반철학 담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지적한다.

‘진리’를 ‘실재’로 대체한 라캉
그로부터 정교화되는 라캉의 반철학

라캉은 철학의 진리를 ‘실재(트라우마, 성, 죽음, 오르가즘, 악몽, 육체적 증상 등)’로 대체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반철학자다. 바디우는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 사도 바울과 그리스 철학자, 파스칼과 데카르트, 루소와 백과전서파, 키르케고르와 헤겔, 니체와 플라톤, 비트겐슈타인과 러셀 등 철학과 반철학의 역사를 경유하여 라캉 반철학을 역사화한다. 나아가 다른 반철학과 구분되는 라캉 반철학만의 특징을 제시한 후, 라캉 정신분석과 반철학이 맺고 있는 관계를 면밀히 검토하여 왜 라캉 정신분석이 최후의 반철학이자 가장 정교한 반철학인지를 논한다.

철학자들이 반철학의 문제의식을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칸트, 하이데거 등의 작업에도 반철학의 주제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반철학의 문제의식을 ‘철학’이라는 틀 내부에서 다루고자 했다.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일관되게 철학을 하나의 병리성으로 지칭하는 급진적인 추월의 명제’가 부재하다는 것, 때문에 그들은 반철학자가 아니라는 것이 바디우의 해석이다.

반철학자 라캉이 빠진 함정
왜 라캉은 결국 철학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가?

바디우는 라캉 반철학의 주요 특징을 분석한다. 그는 라캉 반철학이 ‘철학은 수학에 막혀 있으며, 정치의 구멍을 메우고, 사랑을 담론의 중심에 배치한다’는 세 가지 핵심 공식을 갖고 있다고 명료화한 뒤, 이들 공식에 관한 해석을 차근히 전개해나간다. 나아가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 작업을 실재에 대한 지식 축적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라캉 반철학의 시도를 면밀히 분석한다. 바디우는 철학에 대한 라캉의 비판이 날카롭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반복적으로 라캉의 공격으로부터 철학을 지켜내고자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디우만의 독창적 라캉 해석이 빛을 발한다.

나아가 바디우는 라캉 반철학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는 결정적 약점을 지녔다고 비판한다.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하기 때문에 라캉 반철학이 철학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바디우의 진단이다. 바디우가 보기에 라캉은 정신분석의 실천과 치료에 대한 구체적 해명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필연적이다. 애초에 분석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를 이론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반철학이 아닌 철학이기 때문이다. 바디우는 세미나 참석자들의 강한 반발에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바로 여기에 라캉 반철학 담론으로부터 철학을 옹호할 결정적 근거가 내재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바디우는 끝내 라캉 반철학으로부터 철학을 옹호해내고, 라캉의 급진성을 철학 내부로 끌어온다. ‘저는 철학에 대항합니다’라는 라캉의 선언을 철학의 역사로 편입하는 것이다. 라캉과 바디우의 사유를 아끼는 독자라면, 동시대 가장 위대한 지성 중 하나인 바디우가 반철학이라는 키워드로 또 다른 거목인 라캉의 정신분석을 일관되게 독해한 《알랭 바디우 세미나: 자크 라캉》에서 새로운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자크 라캉을 다룬 1994~1995년 세미나에 관하여

1강 1994년 11월 9일
2강 1994년 11월 30일
3강 1994년 12월 21일
4강 1995년 1월 11일
5강 1995년 1월 18일
6강 1995년 3월 15일
7강 1995년 4월 5일
8강 1995년 5월 31일
9강 1995년 6월 15일

감사의 말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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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 세미나 목록
 
 
▪반철학에는 반복되는 주체적 특징이 있는데, 저는 그 특징을 우리가 다루는 담론에 대해 일종의 주체적 태도로서 승리를 예상하는 확실성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15쪽)

▪모든 반철학의 일반적인 절차는 진리라는 철학적 범주에 대한 해임을 포함한다는 점을 상기합시다. (21쪽)

▪반철학은 언제나 치료의 특징을 일부 갖는다는 점을 상기하십시오. 반철학은 비판이 아니라 치료입니다. 관건은 철학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자라고 하는 지독하게 아픈 인간을 낫게 하는 것입니다. 즉 니체가 말하듯 플라톤-병으로부터 인류를 낫게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38쪽)

▪진정한 반철학은 늘 누군가를 철학자들로부터 떼어내고 그를 철학자들의 지배로부터 빼내야 하는 사유의 장치입니다. (108쪽)

▪왜 철학은 분석가에게 위협적인 것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분석가들이 철학에 너무나 무지해서 철학이 재현하는 위협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으로 라캉이 반철학자로서 끊임없이 분석가들을 모욕하는 것은 그들이 철학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12쪽)

▪분석가들은 철학으로 들어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철학으로부터 벗어날 줄 알기 위해서 철학을 읽어야 합니다. (112쪽)

▪하나의 일관된 반철학에는 언제나 수학에 대한 어떤 테제가 마치 철학에 부과된 가치하락의 서문처럼 존재합니다. 이것이 모든 반철학이 갖는 반플라톤적인 측면입니다. 플라톤이 철학의 기원 이래로 철학과 수학 간의 특수한 매듭을 정의했던 한에서 말입니다. (142쪽)

▪라캉의 근원적인 제스처는 수학을 사유로, 한 걸음 더 나아가 심지어 실재에 대해 유일하게 가능한 과학으로 여기는 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43쪽)

▪“저는 마르크스 같았고, 마르크스가 했던 것처럼 했습니다. 저는 마르크스처럼 많은 것을 창안했지만, 결국 질서를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질서를 복원했음을 깨달았기 때문에 학파를 해산합니다. 마르크스가 1871년 제1인터내셔널을 해산한 것처럼 말입니다.” (170쪽)

▪그러나 철학은 그 정도로 눈이 멀었을까요? … 철학은 자기 자신의 기획에 대한 반론에 눈이 멀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185쪽)

▪라캉의 웃음거리인 분석가들이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진리에 대한 사랑이 약함에 대한 사랑, 진리가 숨기는 것에 대한 사랑, 즉 결국 거세에 대한 사랑이라는 점입니다. (201쪽)

▪철학적 작용은 자신이 궁극적으로 어떤 만족, 심지어 어떤 지복을 건네준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심지어 회의주의적이거나 허무주의적인 철학자에게도 해당하는, 그리고 아마도 특히 그러한 철학자들에게 해당하는 말입니다. … 반대로 분석 행위는 정신분석가 그 자신에게 오직 불안함과 불편함만을 유발합니다. 그것은 운명적인 일입니다. (213쪽)

▪만약 정신분석가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질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의 행위가 효과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정신분석가는 철학자에 의해 갉아먹힌 정신분석가입니다. (214쪽)

▪정신분석은 실재가 지식 안에서 기능을 맡는 한에서 진리 효과를 작동시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진리의 탐색이 아닙니다. (218쪽)

▪자기 자신의 지배에 대한 이론을 조직하는 반철학자가 역으로 철학적인 전복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순간이 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반철학자 행위의 합법화에 대한 지배적인 규약, 그리고 특히 행위의 장소에 대한 규정 역시 결국 담론적인 논변과 개념의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그것은 끝내 그저 철학적인 것이 되어버립니다. (281쪽)

▪라캉이 집단의 문제, 분석가란 무엇인가의 문제, 조직이 작용하는 조건들의 문제 등에 대해서는 많은 규칙과 규약을 제공했지만, 치료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거의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입니다. 저에게 이것은 비범한 역설입니다. (288쪽)

▪라캉이 조직의 문제를 다루면서 보여준 세밀함과 그가 치료 과정 자체에 관해 말한 것의 빈약함은 현격한 대비를 이룹니다. (291쪽)
 
 
지은이 | 알랭 바디우(Alain Badiou)
1937년 모로코에서 태어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치 활동가다. 장 폴 사르트르, 루이 알튀세르 등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했으나 모두 결별했고 68혁명 이후 1970년대에는 마오주의 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마오주의 운동이 쇠락하자 새로운 정치적, 철학적 대안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1982년 《주체의 이론》, 1988년 《존재와 사건》 을 출간하여 자신만의 사유 체계를 확립했다.
자신을 ‘포스트 레닌-마오주의자’라 칭하는 바디우는 철학뿐 아니라 정치, 사랑, 문화, 민주주의, 혁명,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등 광범한 주제에 관한 폭넓은 글쓰기로 동시대 혁명의 가능성을 진단 및 설파하고 있다. 파리 8대학, 파리 고등사범학교 교수 역임, 프랑스현대철학연구소(CIEPFC) 창설, 다양한 정치 집회 및 활동 참여 등 이론과 현실 모두에서 활발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옮긴이 | 박영진
연세대학교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치고,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라캉과 바디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로이트대의학파(École de la Cause freudienne) 소속 분석가와 교육분석을 했고, 정신분석가 브루스 핑크(Bruce Fink)와 수퍼비전을 진행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정신분석을 강의하고 있으며, ‘라캉정신분석연구소’에서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에 《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캉, 사랑, 바디우》가 있고, 역서에 《임상사례로 읽는 라캉의 정신분석》, 《라캉의 사랑》, 《비트겐슈타인의 반철학》(공역), 《메타정치론》(공역)이 있다.
cafe.naver.com/lacansemin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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