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다: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저자 카르멘 라포렛 지음,  김수진 옮김
장르 외국문학
ISBN 9788931022209
발행일 2021-07-30 (초판)
제본 형태 / 판형 소프트 커버 / 규격외
페이지수 496
정가 15,000원
 
√ 제1회 스페인 나달문학상(1944), 파스텐라스상(1948) 수상작
√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
√ 스페인의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불리는 걸작

■ 추천사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소설.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와 그 에피소드에 대한 간결하지만 섬세한 묘사를 근간으로 하는 작가의 재능은 놀랄 만하다. 이런 작가적 역량에 힘입어 탄생한 전반적으로 억압된 분위기의 플롯은 안드레아와 그녀를 둘러싼 대다수 사람들을 좌절시키고 그들의 행복을 훼방 놓기 위해 마치 우주 전체가 똘똘 뭉쳐 음모라도 꾸미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조차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안드레아에게는 집요하기까지 한 불굴의 의지가 있기에 결코 좌절하지 않으며 자신의 불운에 분풀이를 하려 들지도 않는다.
_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사르트르와 카뮈를 떠올리게 하는 천재적 작품, 그러나 그보다 신선하며 생기가 넘친다.
_〈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 힘을 쏟는 미묘한 책이자 능숙하게 쓰인 다성적 소설. 오늘날의 정치 풍토와 사회적 태도가 이 소설과 맺는 섬뜩한 연결고리를 무시할 수 없다.
_〈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20세기 스페인의 가장 매력적이고 감동적인 소설. 이 이야기의 흡인력은 에드거 앨런 포, 그림형제, 카프카, 로베르트 무질의 상상력이 갖는 사회학적 의미보다도 훨씬 더 심오하다.
_랜돌프 D. 포프

이 복잡하고도 성숙하며 지혜로운 소설이 20대 초반의 누군가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소설은 그 힘과 독창성을 잃지 않았다.
_〈워싱턴포스트〉

철학적으로나 문체로나, 파시즘이 승리한 가장 어두운 시대에 자유롭게 우리에게 말을 거는 현대적 목소리. 놀랄 만큼 세련됐다.
_〈인디펜던트〉

내전에서 살아남았지만 프랑코의 독재정권으로 침묵하고 있는 1940년대 바르셀로나의 기묘한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소설이 표현하는 은밀한 저항정신은 여전히 설득력을 잃지 않는다.
_《뉴욕타임스 북리뷰》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소설.” _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자유의 결핍과 검열, 편견과 오만, 소통의 부재가 팽배한 야만적 사회,
그 속에 자기의 존재가 무無로 환원되지 않도록
자신의 정체성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한 여성의 목소리.

20세기 가장 참혹한 내전으로 꼽히는 스페인 내전(1936~1939)은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 그리고 카르멘 라포렛의 《아무것도 없다》를 탄생시켰다. 고전의 반열에 올랐음에도 비교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아무것도 없다》는 스페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나달문학상 제1회 수상작으로, 앞선 두 작품과 달리 스페인 내전 ‘이후’의 삶을 ‘여성’ 주인공의 목소리로 그린 작품으로도 의미가 있다.

어린 나이에 몸소 내전과 그 후유증을 겪었던 바르셀로나 태생의 작가 카르멘 라포렛은 23세에 첫 작품으로 《아무것도 없다》를 썼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추악한 공간에서도 치열하게 자기정체성을 탐구해나간다는 점에서 스페인의 《호밀밭의 파수꾼》으로도 일컬어지는 이 소설은, 내전은 종식됐지만 여전히 독재정권하에서 침묵했던 1940년대 스페인의 기이한 풍경을 놀라운 감수성과 섬세하고 예리한 심리묘사로 그려낸다. 실존에 관한 끝없는 질문과 서늘한 긴장감으로 출간 후 6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독자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걸작으로, 작품의 원제 ‘Nada’는 ‘무無’, 즉 ‘아무것도 없다’를 의미한다. 2006년 원제 그대로 《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작품을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개정판으로 다시 내놓는다.

생동감을 잃은 전후 스페인 문학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다
카르멘 라포렛은 이 작품을 통해 스페인 내전의 후유증과 암울한 시대상을 예리하고 우아한 필치로 묘사한다. 자유민주주의와 파시즘이 서늘한 긴장감으로 대립하는 세계에서 등장인물들은 노이로제와 정신착란, 기이하게 뒤틀린 인정 투쟁, 굶주림에 시달리며, 분출할 데 없는 욕망의 도피처로 성性의 세계에 빠져든다. 그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주인공 안드레아의 세계를 한 단어로 상징하는 작품의 원제 ‘Nada’는 우리말로 ‘무無’, 즉 ‘아무것도 없다’, 를 뜻한다. 안드레아는 꿈을 좇아 도착한 도시 바르셀로나가 기존의 가치와 질서, 생명력, 개인의 삶까지 파괴된 폐허로 추락한 모습에 직면하고, 자신의 존재마저 ‘무無’로 환원되지 않도록 집요하게 자기정체성을 추구해나간다.
좌절, 증오, 고독, 불화, 그리고 고통으로 점철된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감정이입은 작가가 열렬히 좋아했던 도스토옙스키를 연상시킨다. 동시에 소리 없이 투쟁하는 안드레아의 몸부림을 프랑수아즈 사강을 닮은 섬세한 문체로 그리며 침체되었던 스페인 문단에 신선한 충격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카르멘 라포렛은 때로는 터져버릴 것 같은 열정이, 또 때로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정이 묻어나는 문장으로 안드레아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미묘하고 능숙하게 쓰인 이 소설에서는 이야기된 것보다 침묵된 것들이 더 큰 의미를 지닌 채 독자들을 시종일관 형언할 수 없는 고뇌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폭력으로 해소되는 불안들, 불안을 등진 욕구들
주인공 안드레아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외가가 있는 바르셀로나로 온다. 하지만 머물기로 한 외갓집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손 닿는 곳마다 때가 찌든 집과 표정 없는 얼굴들이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긴장된 분위기가 감도는 이곳에서 안드레아의 꿈 역시 곧장 벽에 부딪히고 만다.
잔인할 정도로 관능적이며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큰삼촌, 겁박과 희롱을 일삼는 작은삼촌, 큰삼촌과 결혼했지만 작은삼촌과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시종일관 가족 간 극한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외숙모, 안드레아의 젊음과 젊음으로 인한 시도마저도 억누르고자 하는 이모, 이렇게 황폐해져가는 가족들을 지켜보면서 정신까지 놓아버린 외할머니가 있다. 불안이 폭력으로 해소되는 이 천박한 소우주에서 안드레아의 욕구와 바람은 매번 억눌린다. 끈적한 때와 절규가 엉겨붙어 있는 이곳으로부터 안드레아는 간신히 발을 떼고 대학에서 만난 아름답고 품위 있는 친구 에나와의 관계에 집중하지만 불안을 등진 욕구는 늘 위태롭다.
반미치광이가 되어버린 친척들 틈, 안드레아의 감정을 그린 상세한 해부도라 할 수 있는 이 소설 속에는 내전으로 불타버린 풍경만이 스쳐지나가듯 언급될 뿐 정치적 암시 같은 것은 손톱만큼도 들어 있지 않다. 다만 인물들이 뿜어내는 불안한 기운은 온몸을 갉아먹는 암세포처럼 소설 전반을 무겁게 짓누른다. 이 소설은 질식할 것 같은 현실에서도 어떻게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확립하고 젊음의 에너지를 발산해보고자 하는 진솔한 고백이자 은밀한 저항의 기록이기도 하다.

공포소설과 실존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성적 소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추천의 글〉에서 “자유의 결핍과 검열, 편견과 오만, 소통의 부재 등이 팽배한 야만적 사회상을 또렷하고 완벽하게 재현해낸” 이 소설을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평가한다. 카르멘 라포렛은 무기력과 무질서로 점철된 도시 속 불안한 인간의 운명, 소통 불가능성, 인간관계에서 수반되는 갖가지 형태의 폭력을 긴장감 있게 다루며 이 소설을 실존소설이자 공포소설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공포소설과 실존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소설이 작가가 직접 경험한 실제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그린 소설이라는 점 또한 의미심장하다. 첨예한 대립과 상징들로 가득한 이 1인칭 소설을 읽으며 독자는 작가의 실제 삶과 1940년대 스페인의 풍경을 자주 들추게 된다. 현실과 허구,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할 수 없게 된 이 난파된 공간에서 안드레아는 때로 중심화자라기보다 상황의 목격자 또는 증인으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필요에 따라 주인공과 적정 거리를 조절하며 개성 강한 주변 인물들에 감정을 이입하거나 소설 속에 가득 찬 시적 형상들을 음미하며 1인칭 소설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작가 카르멘 라포렛은 “혼란스러운 운명에 처한 인물들 속에서 주인공 안드레아는 끝없이 진실에 대한 신념과 조화로운 삶,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굳건한 삶의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르오 바르가스 요사에 따르면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추구하려는 진리란, “오로지 픽션이라는 미로와 상징을 통해서만 드러낼 수 있는, 위험천만하되 늘 손가락 사이를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그런 존재다. 그런데 카르멘 라포렛은 그 진리를 마침내 손안에 넣고야 말았다. 그러기에 반세기가 지난 이 시점에서도 그녀의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아무것도 없다》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리라.”
 
 
추천의 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1부
2부
3부
작품해설
 
 
“욕실은 마치 마법의 집 같았다. 거무튀튀하게 때가 낀 벽마다 거친 손자국들과 절망에 찬 절규의 흔적들이 담겨 있었다. 거울 위쪽에는, 달리 놓을 곳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허연 도미 몇 마리와 속이 시커메진 양파 몇 알이 그려진 정물화 한 점이 걸려 있었다. 찌그러진 수도꼭지에는 광기가 미소 짓는 것 같았다.
나는 취객이라도 된 듯한 기분으로 기묘한 형상들을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거칠게 샤워기 꼭지를 잠그며 동시에 아름다운 호신의 주문도 중단해버렸다. 이제 온갖 불결한 것들 가운데 나 홀로 남아 있을 뿐이었다.”(28)

“우리 세 사람은 일상의 삶이라는 비좁아 터진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우리 자신에 대한 생각 속에 빠져 있었다. 짐짓 태평스러운 표정을 짓는 로만 삼촌도 예외는 아니리라. 아니, 로만 삼촌이야말로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비열하고, 사소한 일상에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얽매인 인간이었다.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싶다는 열망이 그의 삶과, 능력과, 예술을 빨아먹었다.”(132)

“낡아빠진 옷깃을 뚫고 스며드는 추위도, 처절한 곤궁함이 자아내는 슬픔도, 이 구질구질한 집이 주는 소리 없는 두려움도. 하지만 나에게 가해지는 강압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사실 이곳 바르셀로나 생활을 숨 막히게 만든 것도 강압이었으며, 나를 자포자기하게 만든 것도, 나의 창의적 사고를 짓밟은 것도 바로 다 이 강압, 즉 앙구스티아스 이모의 시선이었다.”(164)

“내가 살아오면서 유일하게 가져온 바람이 있다면, 바로 내 마음대로 살아가도록 모두들 날 내버려두었으면 하는 것이었는데, 나 스스로 특별한 조치를 취한 것도 아닌데 바야흐로 그런 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180)

“그제서야 나는 사람에게는 크나큰 역경보다 오히려 일상의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난관들이 더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248)

“나는 비옷에 우산까지 챙겨들었는데도 비가 어찌나 억수같이 쏟아지던지 감히 빗속으로 걸어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다른 애들하고 같이 문가에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어. 바로 그때 널 본 거야. 머리에 뭐 하나 뒤집어쓰지도 않은 채 평상시와 다름없는 걸음걸이로 그 빗속을 걸어가는 너를……”(270)

“어차피 내 인생의 끝이 막다른 골목이라면, 인생을 굳이 힘겹게 뛰어갈 필요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370~371)
 
 
카르멘 라포렛Carmen Laforet
1921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가족이 카나리아제도로 이주하면서 그곳의 도시 라스팔마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스페인 내전이 끝난 직후인 1939년 대학 진학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친척들과 살았다.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다 2학년이 되던 해, 글쓰기에 전념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아무것도 없다》를 집필했다. 1944년 스물셋의 나이에 데뷔작인 《아무것도 없다》로 스페인 최고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스페인 전후 소설계의 거목으로 성장했다. 치열하게 정체성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스페인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 스페인 현대 소설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주요 작품으로는 《섬과 악마들》, 《불꽃》, 《신여성》(메노르카상 수상작) 등이 있다. 1946년에는 결혼하여 다섯 명의 아이를 낳았으나 1970년 이혼 후 생활고에 시달렸다. 2004년 10여 년간 앓아온 알츠하이머로 생을 마감했다.
 
 
김수진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 학부에 교수로 재직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 작품으로는 《행운》, 《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남부의 여왕》, 《검의 대가》, 《루시퍼의 초대》, 《성 수의 결사단》(Ⅰ, Ⅱ), 《공성전》, 《안개의 왕자》, 《한밤의 궁전》, 《또 다른 심문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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