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시각성과 보이지 않는 비밀: 시선의 권력과 응시의 도발
저자 나병철 지음
장르 문학이론
ISBN 9788931021271
발행일 2020-08-26 (초판)
제본 형태 / 판형 하드 커버 / 규격외
페이지수 560
정가 35,000원
 
계급적 불평등성이 시각적·공간적으로 드러나는 사회
권력의 캐슬을 뒤흔드는 은유의 정치가 필요하다!

《날개》, 〈심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사하맨션》, 〈기생충〉 등
100년 한국문학 및 영화에서 드러난 새로운 저항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해 세계 영화상을 휩쓸었다. 이 영화는 사회에 만연한 빈부 격차와 계급 문제를 다루며, 존재들이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 있고 또 드러나지 않는지를 우화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영화의 전 세계적인 성공에 많은 이들이 질문을 던졌다. 왜 이 영화에 이렇게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박 사장 가족, 기택 가족, 근세네가 보여주는 빈부와 계급 문제는 어떻게 보편성을 획득했을까?
한국문학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며 꾸준히 비평의 장을 확장해온 나병철 교수가 이번에는 한국문학과 대중매체에 나타난 ‘시각적 불평등성’에 주목한다. 시각적 불평등성이란 가난할 뿐 아니라 ‘없는 사람’이나 혐오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기생충〉에서 박 사장 가족이 기택 가족에게서 맡는 ‘이상한 냄새’는 경제적 불평등성이 시각적·감성적 차별로 전이된 사회의 비극을 보여준다. 그러나 문학은 이러한 비가시적 존재들을 은유·상징·환상을 통해 ‘보이게’ 만들고, 보이지 않던 무력하고 비천한 존재들을 저항의 주체로서 드러내왔다. 저자 나병철은 은밀히 실재를 드러내는 바로 이러한 문학적 은유와 환상이 권력의 캐슬을 뒤흔드는 새로운 저항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상의 이상의 《날개》, 최명익의 〈심문〉,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연작, 조남주의 《사하맨션》, 박찬욱의 영화 〈기생충〉 등 한국문학 30편과 대중매체에서 나타난 비천한 존재들을 살펴보며 문화적·감각적으로 촘촘하게 권력이 작동하고 있는 사회에서 문학이 어떻게 권력에 저항하는 주체를 그려왔는지 치밀하게 추적한다.

식민지 시대 피통치자부터 신자유주의 시대 프롤레타리아까지
한국문학은 질서 바깥의 보이지 않는 타자를 어떻게 그려왔는가

저자는 192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과 영화 약 30편을 다루며 시각적 차별의 양상을 분석했다. 《날개》, 〈지주회시〉(이상), 〈심문〉(최명익), 〈빛 속으로〉, 〈무궁일가〉, 〈광명〉(김사량) 등의 작품을 통해 식민지 시대를, 〈설중행〉, 〈층계의 위치〉, 〈포말의 의지〉(손창섭)로 해방 후의 시대를,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연작(윤흥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연작(조세희)으로 개발독재 시대를, 〈깃발〉, 〈당신의 백미러〉(하성란), 〈물건들〉, 〈이케아 룸〉, 〈이케아 소파 바꾸기〉, 《콜센터》(김의경), 〈근린생활자〉(배지영) 등으로 신자유주의 시대를, 《해피 아포칼립스!》(백민석), 《사하맨션》(조남주) 등 SF 작품을 통해 미래 세계를 살펴보며, 시대별로 시각적 차별이 어떻게 등장하는지 보여준다.
이들 작품 속에서 타자를 그리는 방식은 크게 두 축으로 나눌 수 있다. 한편에 비천한 존재들이 있다. 특히 식민지 시대와 개발독재 시대의 논리는 구조적으로 이러한 존재들을 만들어냈으며 《날개》, 〈지주회시〉, 《무정》(이광수), 〈만세전〉(염상섭), 〈심문〉 등에서 그들의 삶이 묘사된다. 《무정》에서 조선인 농민은 ‘원주민’으로 그려지고 〈만세전〉에서는 피식민자가 ‘무덤 속의 구더기’로 불리는 등 그 배제와 차별은 노골적이다. 〈기생충〉에서도 ‘기생충’이 부자에 기식하며 살아가는 타자를 상징하고 《사하맨션》에서는 ‘지렁이’와 ‘나방’처럼 살아가는 빈민들이 그려진다. 문학은 무력감에 저항의 힘조차 잃은 비천한 존재들을 ‘보이게’ 만들고 그들의 생동감을 다시 깨워, 저항의 주체로서 드러내왔다.
다른 한편에는 신자유주의 사회 속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이들은 계급적 불평등이 심화된 양극화의 산물이다. 1970년대만 해도 뒤처진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인간성이 작동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시대에 이르러 계급은 스카이캐슬, 장미빌라, 근린생활자, 고시원, 반지하, 지하로, 공간적으로 서열화되었으며, 보이지 않는 존재들은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기생충〉에서 박 사장 가족의 ‘캐슬’ 속 지하 벙커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공존하는 이 시대의 단면이다. 공간의 서열화로 계급이 굳어진 신자유주의 시대의 사람들은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도 동요하지 않는 ‘이상한 고요함’을 느끼고,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 ‘무서운 편안함’을 느낀다.
이 책에서 저자는 비천한 존재들의 시각적 해방을 크리스테바의 ‘앱젝트’와 라캉의 ‘대상 a’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앱젝트’는 체제의 질서를 위해 경계 바깥으로 밀려난 사회의 불순물을 말하는 개념이다. ‘대상 a’는 앱젝트가 숨기고 있는 생명적 존재의 잔여물을 말한다. 라캉은 대상 a에 근거해 앱젝트가 상상계에서 실재계로 위치이동을 한다고 말한다. 식민지 시대와 개발주의 시대의 비천한 존재들을 그리는 문학을 ‘앱젝트의 미학’으로 본다면, 냉전 시대와 신자유주의 시대의 사회적 타자들을 그리는 문학은 ‘대상 a의 미학’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위치이동을 도식화하지 않는다. 이 책은 한국문학의 지난 100년 역사를 앱젝트에서 대상 a로의 ‘존재론적 변화’를 그리고자 하는 다양한 미학적 모험과 변주로서 펼쳐보인다.

코페르니쿠스적 춤, 앱젝트와의 비밀교신, 물밑의 연대 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연대’로 공고한 ‘캐슬’에 저항하라!

현대 사회에서 불평등성은 타운하우스와 난민촌(백민석, 《해피 아포칼립스!》), 타운과 사하맨션(조남주, 《사하맨션》), 캐슬과 지하방(《스카이 캐슬》) 등으로 문학과 대중매체에서 끊임없이 재현된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계급적 양극화는 비단 한국의 상황에 그치지 않고 영화 〈기생충〉의 전 세계적 관심이 방증하듯 지구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저자 나병철은 프롤레타리아도 민중도 저항의 주체가 되기 어려워진 시대라고 현재를 진단하며 실직자, 루저, 난민, 보트피플은 저항의 선봉에 설 수 없는 비천한 존재임을 냉정하게 지적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저항을 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저항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은유적 정치’라는 문학적 시도를 통해 물밑의 연대를 생성하며 권력의 캐슬을 뒤흔드는 것이다. 나아가 현실에서도 지배권력의 폭력에 화염병과 돌멩이로 맞서는 대항폭력이 아니라, 그 위계를 뒤흔드는 저항의 춤을 춰야 한다고 말한다. 100년 전 3·1운동, 최근의 촛불집회가 그 예이다. 이는 잊을 만하면 되돌아오는 질문, 오늘날 문학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오랜 시간 문학의 의미를 고민해온 저자가 제안하는 하나의 답이다.
 
 
머리말

제1장 보이는 시각성과 보이지 않는 비밀
1.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2. 식민지에서의 시선의 권력과 시각적 테크놀로지
3. 피식민자의 시각성과 응시의 대응
4. 권력의 테크놀로지와 철망에 갇힌 피지배자
5. 속도와 시각성, 보이지 않는 비밀
6. 은유의 미학적 반격과 시각적 불평등성에 대한 대응
7. 두 가지 비밀과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제2장 앱젝트의 미학과 대상 a의 미학
1. 앱젝트와 서발턴, 대상 a
2. 은유의 비밀과 정치적 도발
3. 〈만세전〉에서의 시각적 식민지성과 앱젝트의 미학
4. 〈고향〉의 응시의 네트워크와 대상 a의 미학
5. 은유로서의 정치와 저항의 새로운 개념
6. 앱젝트의 미학에서 대상 a의 미학으로
7. 두 가지 미학의 반복과 변주

제3장 상상적 제국과 계보학적 모더니즘
1. 시각적 제국과 식민지적 판타스마고리아
2. 속도와 시각성 ― 재현의 미학에서 응시의 표현으로
3. 질주하는 화폐물신의 시대와 앱젝트의 응시 ― 〈지주회시〉
4. 화폐물신에 대한 육체적 응시의 승리 ― 〈날개〉
5. 조롱 속의 종달새와 동원될 수 없는 심문(心紋) ― 〈심문〉

제4장 국경을 넘는 권력과 트랜스내셔널한 응시
1. 근대의 초극을 넘어서는 경계선상의 춤
2. 빛 속에서 추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춤 ― 〈빛 속으로〉
3. 비식별성의 어둠을 해체하는 슬픔의 이중주 ― 〈무궁일가〉
4. 제국의 인류학과 피식민자의 골상학 ― 〈광명〉
5. 서발턴의 경계선상의 춤 ― 앱젝트에서 대상 a로

제5장 보이는 국가와 보이지 않는 타자
1. 되찾은 국가에서의 시각적 불평등성
2. 전쟁의 총탄구멍과 감성적 불평등성 ― 미해결의 자의식
3. 인간동물원과 비식별성의 시대
4. 법을 정지시키는 또 다른 방법과 ‘길 없는 길’ ― 〈설중행〉
5. 층계의 비밀과 타자의 외출 ― 〈층계의 위치〉
6. 응시의 이중주와 비밀의 종소리 ― 〈포말의 의지〉

제6장 개발주의의 질주와 나체화의 윤리
1. 개발독재의 시선과 타자의 응시의 회생
2. 죽음정치적 노동에 대한 시각적 반란 ― 난장이와 벌레
3. 낯선 두려움과 동화적 환상
4. 보이지 않는 두 가지 비밀을 드러내기 ― 일상의 상실과 응시의 윤리
5. 하층민의 나체화와 육체적 윤리의 승리 ―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연작
6. 감성의 분할을 넘어서는 두 가지 윤리 ― 나체화와 실천이성
7. 공장 안의 나체화와 윤리적 소용돌이

제7장 신자유주의의 시각성과 새로운 윤리적 마술쇼
1. 나체화 윤리의 상실과 무의식의 식민화
2. 물신화된 시각 테크놀로지와 보이지 않는 사람 ― 하성란의 〈깃발〉
3. 조립품의 시각성과 응시의 향수 ― 〈당신의 백미러〉
4. 응시의 회생을 위한 새로운 윤리적 마술쇼
5. 인격의 회로에서 뇌의 회로로 ― 신매체를 뚫고 나오는 응시의 반격
6. 몸의 응시와 뇌의 퍼포먼스 ― 한강 소설의 윤리적 마술쇼
7. 나체화에서 몸의 은유로 ― 복수 코드적 환상의 소설들
8. 섬광기억과 시간 이미지
9. 뇌의 간격과 광장의 간격

제8장 ‘쇼룸’의 시각성과 타자에 대한 갈망
1. 신자유주의의 ‘쇼룸’과 소비의 시뮬라시옹
2. 쇼룸의 나르시시즘과 타자의 부재 ― 김의경의 〈물건들〉
3. 우울한 소품과 기억에 대한 애정 ― 〈이케아 룸〉, 〈이케아 소파 바꾸기〉
4. 기억과 타자
5. 시뮬라크르에서 리얼리티쇼로
6. 시각성의 탈취와 사건의 리얼리티쇼 ― 《더 테러 라이브》, 《원티드》

제9장 신자유주의의 캐슬과 앱젝트와의 비밀교신
1. 인터페이스의 사회에서 ‘캐슬’의 시대로
2. 캐슬의 비법과 매장된 진실 ― 《스카이 캐슬》
3. 감성적 불평등성과 기생충의 비밀교신 ― 《기생충》
4. 근린생활자와 끊어진 사다리 ― 배지영의 〈근린생활자〉
5. ‘이상한 고요함’과 ‘무서운 편안함’ ― 양극화 사회의 상상적 일상
6. 감정노동의 감정착취와 앱젝트와의 비밀교신 ― 김의경의 《콜센터》
7. 앱젝트 노동자의 ‘화풀이’와 고갈된 감정의 회생
8. 감정노동자의 ‘무서운 편안함’과 에로스의 귀환
9. 시각 테크놀로지의 캐슬과 기억의 대응 ― 박민정의 〈모르그 디오라마〉

제10장 다수 체계성의 작동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연대
1. 캐슬에서 ‘빈집’으로 ― 《빈집》에서의 연애와 시
2. 윤리적 대통령과의 만남과 다수 체계성의 작동 ― 김이환의 〈문근영 대통령〉
3. 기쁜 종말론과 캐슬의 몰락 ― 백민석의 《해피 아포칼립스!》
4. 슬픈 나비혁명과 사랑의 반격 ― 조남주의 《사하맨션》
5. 글로벌 캐슬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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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는 프롤레타리아도 민중도 저항의 주체가 되기 어려워진 시대이다. 이제 사회적 타자는 아무런 무기도 없이 무장해제되었다. 실직자, 루저, 난민, 보트피플은 저항의 선봉에 설 수 없는 비천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저항이란 폭력에 대한 대항폭력이 아니라 은유적 정치를 통해 물밑의 연대를 생성하며 권력의 캐슬을 뒤흔드는 행위이다.
<머리말> p. 15

감각과 시각의 권력관계는 단순한 감성의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감각적 불평등성은 우리의 정신을 관통해 존재 전체에 작용한다. 그 때문에 시각적・감성적 권력이란 인격성과 연관된 존재론적인 영역의 권력이다. 그런 존재론적 권력은 우리 사회에서처럼 인종과 계급, 젠더가 서로 중첩된 공간에서 크게 부각된다. 단지 계급적 차별에 초점을 두는 논의는 존재론적 폭력을 행사하는 시각적 차별의 중요성을 감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인종・계급・젠더 영역에서 중첩된 모순을 경험해온 우리는 시각적・존재론적 권력에 주목해야만 과격한 인격성 영역의 폭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제1장 보이는 시각성과 보이지 않는 비밀> p. 26

은유는 숨겨져서 보이지 않는 것을 표상으로 드러내는 의미작용이다. 은유의 이미지는 구체적이지만 그것은 무맥락적인 실재계적인 요인(대상 a)을 드러내는 특별한 방식을 말해준다. 그 때문에 은유에 근거한 의미화와 저항은 기존의 표상에 근거한 저항과는 다르다. 전통적 의미의 저항은 특정한 표상(깃발)에 근거해 저항의 주체를 형성한다. 예컨대 민족주의적 주체는 민족의 기표가 의미작용을 하면서 제국에 대항하는 저항적 표상작용을 지속시킨다. 반면에 은유는 아무런 저항력도 없는 앱젝트(타자)를 은유를 통해 실재계(대상 a)의 위치로 전위시킴으로써 저항을 생성시키기 시작한다. 상상계의 앱젝트를 실재계로 전위시키며 대상 a를 이미지화하는 의미작용, 이것이 무저항에 근거해 저항을 생성시키는 은유의 비밀이다.
<제2장 앱젝트의 미학과 대상 a의 미학> p. 85

손창섭의 소설이 앱젝트의 미학에서 대상 a의 미학으로 선회하는 과정은 상상계에서 실재계로 이동하는 전개이다. 앱젝트 미학은 어둠과 죽음 앞에서 뇌수에 숨겨진 응시와 잠재적 응시의 유보된 승리를 암시한다. 반면에 대상 a 미학은 삶 속에서 대상 a와 교섭함으로써 응시의 이중주를 통해 주인공과 독자를 상상계에서 실재계로 이동시킨다. 종배는 종을 울리면서 그를 포말로 만든 상상계에서 벗어나 실재계로 이동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제5장 보이는 국가와 보이지 않는 타자> p. 257

그런 이유로 1970년대의 중간층은 유동적인 양가성을 지니고 있었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의 ‘나’와 권씨 역시 부유층과 하층민 사이에서 양가적으로 동요하는 인물들이다. ‘내’가 소시민적 지식인이라면 권씨는 하층민과 소시민 사이에 끼어 있는 인물이다.
그처럼 중간층을 두 종류로 세분화해 등장시킨 것은 이 소설이 공감의 연대의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뜻한다. 이 소설은 두 종류의 중간층을 통해 ‘은강의 장님’이 눈뜨는 과정을 매우 세심하게 제시하고 있다. 두 차원의 ‘사이에 낀 인물들’이 응시의 눈을 뜨는 과정은 하층민과 중간층의 연대의 문제를 미시적으로 섬세하게 제시한다.
<제6장 개발주의의 질주와 나체화의 윤리> p. 293

질주의 독재는 시선의 독재를 낳으며 필경 경제적 차별과 함께 시각적 불평등성을 야기한다. 그런데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시각적 불평등성이 새로운 차원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신자유주의와 후기자본주의는 인격성의 영역을 상품화했기 때문에 인격의 토대인 시각적 프리즘 자체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시각적 프리즘의 영역이 상품화되면 사랑과 친절조차도 매혹적으로 상품화된다. 그 때문에 신자유주의와 후기자본주의는 일상의 곳곳에서 친밀한 서비스가 넘쳐나는 시대를 맞이하게 했다. 그러나 친밀성이 상품화된 시대에는 인격성의 식민화로 인해 자아의 프리즘이 투명해지는 순간이 쉽게 오지 않는다.
<제7장 신자유주의의 시각성과 새로운 윤리적 마술쇼> p. 321
 
 
나병철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원대학교 국문과 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친밀한 권력과 낯선 타자》, 《특이성의 문학과 제3의 시간》, 《소설이란 무엇인가》(공저), 《감성정치와 사랑의 미학》, 《미래 이후의 미학》, 《소설이란 무엇인가》, 《소설의 이해》, 《문학의 이해》, 《전환기의 근대문학》, 《근대성과 근대문학》, 《한국문학의 근대성과 탈근대성》,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서》, 《근대서사와 탈식민주의》, 《탈식민주의와 근대문학》, 《소설과 서사문화》, 《가족 로망스와 성장 소설》, 《영화와 소설의 시점과 이미지》, 《환상과 리얼리티》, 《소설의 귀환과 도전적 서사》, 《은유로서의 네이션과 트랜스내셔널 연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문학교육론》(제임스 그리블), 《냉전시대 한국의 문학과 영화》(테드 휴즈), 《서비스 이코노미》(이진경), 《문화의 위치》(호미 바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정치와 문화》(마이클 라이언), 《해체론과 변증법》(마이클 라이언), 《중국문화 중국정신》(C. A. S. 윌리엄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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