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에디터스 컬렉션 | 나쓰메 소세키 선집
저자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장르 외국문학
ISBN 9788931019605
발행일 2019-08-16 (초판)
제본 형태 / 판형 소프트 커버 / 규격외
페이지수 368
정가 10,000원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 문학의 백미!
누구나 품고 있는, 인간의 마음속 고백을 들여다 보다

“자유, 독립, 그리고 나 자신으로 가득 찬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가 이 외로움을 맛봐야겠지.”

세계의 한 귀퉁이에서 살아가는 외로운 이들과
위태롭게 흔들리는 연약한 마음들

나쓰메 소세키 문학의 백미라 평가받는 《마음》은 1914년 4월부터 8월까지 도쿄와 오사카의 《아사히신문》에 연재된 이후, 이와나미문고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처음 출간되었을 때 《마음》은 신문에 연재했던 〈선생님의 유서〉 부분만을 실었으나, 이후에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총 3부로 구성해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된 것이 우리가 현재 읽는 《마음》이다.

메이지유신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 근대 문명의 발흥과 더불어 문명으로 야기된 거대한 재해를 경험하며 살아왔던 나쓰메 소세키는 《마음》에서도 문명에 대한 비판과 인간을 향한 신뢰를 주장한다. 특히 자신의 지난 과거를 생각하며 순수하고 젊은 ‘나’에게 어렵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선생님의 고백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큰 감동과 깨달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 시대의 종언을 고하며
죽음을 향해 나아간 사람들

《마음》은 가마쿠라의 한 해변에서 주인공 ‘나’와 선생님이 만나며 시작된다. 혼잡했던 바닷가에서 유독 선생님에게 시선을 빼앗긴 나는, 며칠간의 일정 속에서 선생님과 친해져 도쿄로 돌아온 후에도 교류를 이어간다. 선생님을 동경하면서도 선생님에게서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낀 나는, 그와 가까워지려 노력하며 선생님의 사상을 알기 위해 과거를 말해달라고 요청한다. 적당한 시기에 과거를 말하겠다는 선생님은 주인공이 아버지의 병환으로 고향에 내려가 있는 동안, 돌연 ‘유서’로 보이는 장문의 편지를 보낸다. 편지를 읽은 나는 위독한 아버지를 뒤로 한 채 급히 도쿄로 돌아간다.

‘죽음’은 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테마다. 주인공과 선생님이 처음 만난 곳은 결핵 환자 요양소가 있는 걸로 알려진 유이가하마 해변이고, 선생님과 재회한 곳은 선생님의 친구 K의 묘지였다. 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선생님은 사모님과의 대화에서도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주인공의 아버지도 병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 독자들은 소설 말미에서 결국 아버지와 선생님이 죽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때 주목할 것은 선생님과 아버지의 죽음이 메이지 천황의 붕어와 노기 대장의 순사(殉死)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들이 죽은 이유는 모두 다르지만, 이들은 한 시대의 종말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나아갔고, 자신의 죽음을 순사로 받아들인다. 이들의 죽음과 메이지 시대의 종언 이후, 더 이상 순사는 가능하지 않으며 개인의 죽음도 더 이상 의미를 가지거나 명명화되지 않는다. 개인이 자신의 고독과 죽음을 온전히 감당해내야 하는 또 다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시대와 세대가 변해도
여전히 흔들리는 우리의 마음들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지 않던 선생님은 자결을 결심하고 ‘나’에게 유서로 보이는 편지를 남긴다. 선생님은 왜 ‘나’에게 자신의 마음속 고백을 전하려 한 걸까.

유서에는 선생님의 젊은 날 이야기가 담겨 있다. 타인에게 배신당하고, 내면의 고독에 힘들어하던 선생님과 친구 K는 서로를 의지하는 친구가 된다. 그러나 이 둘은 하숙집 주인의 딸을 동시에 사랑하게 되고, 질투의 감정에 휩싸인 선생님은 K를 배신하고 딸과의 결혼을 결심한다. 이후 K는 자살하는데, 선생님은 그에 대한 죄의식으로 평생을 괴로워하며 살아간다. 순수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독한 ‘나’를 보며 지난날의 자신을 떠올린 선생님은 ‘나’에게 과거의 일을 털어놓기로 결심한다. 새로운 시대 앞에서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고독한 젊은 세대가 인간에 대한 신뢰와 윤리를 잃지 않기를, 그들이 자신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선생님은 ‘나’에게 편지를 남긴다.

그리고 ‘나’는 선생님이 그러했듯 또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한다. 문명과 시대의 변화로 더 외로워졌을 어떤 마음들에게, 윤리와 신뢰를 저버리고 견딜 수 없는 삶을 살아내야 했던 선생님의 마음, 친구의 연약한 마음을 조용히 품은 채 눈 감았던 K의 마음, 위독한 아버지를 뒤로한 채 선생님을 향해갈 수밖에 없던 자신의 마음을 담아 글을 쓴다.

시대가 변화하고 세대가 바뀌었지만 인간의 마음은 여전히 일렁인다. 도리어 더 위태롭거나 연약해졌다. 어쩌면 나쓰메 소세키는 더욱 고독해질 현대인의 내면을 미리 꿰뚫어보고,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유효할 메시지를 남긴 것 아닐까.

“자유, 독립, 그리고 나 자신으로 가득 찬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가 이 외로움을 맛봐야겠지.”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작품 해설: 누구나 품게 되는, 인간의 마음속 고백
나쓰메 소세키 연보
 
 
- 드넓은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은 나와 선생님 둘밖에 없었다. 고개를 들고 먼 곳을 보니 강렬한 태양빛이 수면과 산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자유와 환희로 충만한 근육을 움직여 바닷속에서 춤을 췄다. 선생님은 손과 발의 움직임을 멈추고 하늘을 향해 물결 위에 드러누우셨다. 나도 흉내를 내어 똑같은 자세를 취해보았다. 파란 하늘에서 두 눈을 향해 금빛을 내리쏘듯이 강렬한 빛을 얼굴로 쏟아부었다. (16쪽)

- 나는 이런 식으로 자주 선생님으로부터 반갑지 않은 거리감을 느꼈다. 선생님은 그 점을 눈치채고 있었던 것도 같고,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도 같다. 나는 그 후로도 자주 섭섭함을 느꼈지만 그런 이유로 선생님과 소원해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섭섭한 마음이 들려고 할 때마다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더 다가가면 갈수록 내가 예상하는 어떤 것이 언젠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렸다. (18쪽)

- “나는 지금보다 더 지독한 외로움을 참기보다 차라리 외로운 지금의 상태로 버텨가고 싶네. 자유, 독립 그 리고 나 자신으로 가득 찬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가 이 외로움을 맛봐야겠지.” (52쪽)

- 나는 인간이란 존재가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인간은 거스를 수 없이 타고난 가변적인 존재임을 절감했다. (122쪽)

- 나는 어두운 인간 세상이 낳은 그림자를 숨김없이 자네의 머리 위로 쏟아내겠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어둠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자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붙잡게. 내가 어둠이라 한 것은 윤리적인 면에서의 어둠을 말하는 것이네. (189쪽)

- 난 냉철한 두뇌로 새로운 발견을 입에 담기보다 뜨거운 혀로 평범한 원리를 이야기하는 편이 살아 있는 것이라고 믿네. 피가 돌아야 몸이 살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니까 말이야. 진실을 담은 말은 의미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더욱 강한 힘을 갖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지. (209쪽)

- 인간들에게 등을 돌린 나는 결국 나 자신도 저버리고 닫힌 공간에 날 가두게 된 것이지. (343쪽)

- 나는 적막했어. 이 세상 어디에도 적을 두지 않고 홀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자주 있었네. (345쪽)

- 굴곡 없이 단조로운 생활을 해온 나의 내면에선 늘 그와 같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걸 알아주게. 내 처의 눈에 답답하게만 보였던 그 부분이 속에서 몇천 배, 몇만 배의 힘으로 날 짓눌렀는지 모르네. 내가 이 감옥 안에 더 이상 틀어박혀 있을 수 없게 됐을 때, 그리고 어찌해도 그 감옥을 깨부술 수 없을 때 내가 취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단 하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지. (350쪽)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20세기의 작가이자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는 1867년 명문 권력가의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학문에 흥미를 보인 소세키는 한자 전문학교인 니쇼 학사에서 공부하다가 장래에는 영문학이 유망하다는 형의 권유에 따라 세이리쓰 학사로 전학했다. 1890년 도쿄제국대학 영문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졸업 후에는 도쿄고등사범학교(도쿄교육대학의 전신)에서 교편을 잡았는데, 2년 후 건강을 이유로 시코쿠에 있는 마쓰야마중학교로 옮겨간다. 그의 초기작 《도련님》은 바로 이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소세키는 1900년에 일본 문부성이 임명한 최초의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 런던에 머물며 영문학을 연구한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도쿄제국대학 강단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는 한편, 1905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가 《호토토기스》 에 연재되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 후 《도련님》이 연재되면서 인기 작가로 부상했다. 1907년 교수직을 사임하고 《아사히신문》으로 이직하여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개양귀비》 《산시로》 《문》 《그 후》 《마음》 《행인》 등의 명작을 발표했다. 12년이라는 짧은 창작 기간이었지만 그가 일궈낸 문학은 일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며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왔다. 또한 그가 여러 작품에서 다룬 자아의 문제는 당시의 사회적 갈등을 잘 드러내면서 오늘날까지 널리 공감을 얻고 있다.
 
 
오유리
성신여자대학교 일문과를 졸업하고 롯데 캐논, 삼성경제연구소에 재직하는 동안 번역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 소노 아야코의 《긍정적으로 사는 즐거움》, 시게마찌 키요시의 《오디세이 왜건, 인생을 달리다》, 《소년, 세상을 만나다》, 《안녕 기요시코》, 요시다 슈이치의 《워터》, 《일요일들》, 《파크 라이프》,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사양》,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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