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저자 버트런드 러셀 지음,  최혁순 옮김
장르 인문사회과학
ISBN 9788931007497 03100
발행일 2013-10-25 (초판)
제본 형태 / 판형 소프트 커버 / A5신 (148X210) - 신국판
페이지수 208
정가 12,000원
 
삶을 혐오했던 버트런드 러셀은 어떻게 삶을 즐기게 되었나
다섯 살 러셀은 어느 날, 앞으로 남아 있는 날들을 계산해본다.

일흔 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니 14분의 13을 더 살아야 했고 어린 러셀은 이렇게 지루한 삶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에 끔찍해했다. 사춘기 때는 삶을 혐오하며 지속적으로 자살의 유혹을 느꼈다. 믿었던 수학에서 절대적 진리를 찾아내는 데도 실패했다. 앞장서 반전, 반핵운동을 했지만 결국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고 세상은 그의 저항에 아랑곳없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맞이했다(2차 세계대전을 끝내 지지하게 된 것은 자신의 인생 중에서 실패라고 보았다). 인생의 대부분을 비합리성과 광기의 시대 속에 살았던 철학자, 더욱이 그는 일흔을 훌쩍 넘겨 백 살 가까이 살았다. 과연 그가 다섯 살 때 예상했던 것처럼 삶은 지루하고 끔찍했을까? 그가 여든을 맞아 자신의 과업을 돌아보며 자신의 삶을 평가한 글을 보면 다행히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으며 만약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이런 삶을 다시 한 번 살 것이다.” 나아가 <무엇이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가>라는 에세이에서 러셀은 ‘해가 갈수록 삶을 더욱 즐기게 되었다’고까지 고백한다. 불행한 아이에서 가히 행복한 철학자로 98세의 생을 마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대표 에세이를 골라 엮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는 그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러셀이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글을 묶어놓은 1부 자전적 성찰, 행복과 불행에 관한 글을 모은 2부 행복, 러셀이 종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3부 종교, 철학과 지혜에 관한 글을 다룬 4부 학문, 러셀의 정치적 의견을 알 수 있는 5부 정치로 구성되었다. 총 19개의 주옥같은 에세이를 통해 금세기의 등불과도 같았던 러셀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접할 수 있다.
특히, 1927년 비종교인협회에서 기독교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강연했던 글인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와 노벨상 수락 연설문인 <정치적으로 중요한 욕망들>을 보면 왜 그를 20세기의 지성으로 명명하는지 잘 드러난다. 러셀이 걸어온 삶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다 보면 그의 사상이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되었기에 한 시대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는 것도 잘 알 수 있다.


절망에 휩싸인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꼭 필요한 조언,
‘힐링’이 아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지성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라!

이상적인 합리주의자였던 러셀에게 현실은 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종교, 학문,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었던 러셀은 때론 신랄한 비판과 독설을, 때론 유머와 애정이 깃든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러셀은 끝까지 ‘게으른 절망’보다 ‘희망’이 이성적인 것이라고 믿었고 지성과 활력만 있다면 충분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러셀은 종교나 관습을 이유로 죄책감에 빠지는 것, 자아도취, 과대망상을 경계하라고 충고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을 줄이고, 자신에 대한 결점에 무관심해지는 법을 배우며, 세상사와 다양한 학문, 내가 애정을 느끼는 사람들 같은 외부 대상에 좀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극도의 불행은 피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일단,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늘 행복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시하라고 말한다. 삶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이 지식과 지혜인데, 우리가 자신만의 철학을 갖췄을 때는 어떠한 불행이 닥쳐도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삶이란 사랑으로 힘을 얻고 지식으로 길잡이를 삼는 삶이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러셀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명확히 얘기한다. ‘이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지성이다’라고.


인류애로 세상을 바라본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지배한 것은 열정!

러셀은 자신의 전 생애를 지배해온 것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그것은 사랑에 대한 갈망과 지식의 탐구, 그리고 인류가 겪는 고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이다. 사랑과 지식이 러셀을 천상으로 인도했다면 인간에 대한 연민은 그를 지상으로 되돌아오게 했다. 한 명의 중생이라도 고통을 받는 한 자신이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을 한 붓다를 예로 들 정도로 러셀은 ‘모두’에게 행복한 세상,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었다. 러셀은 ‘지금 여기’가 휘두르는 폭정에서 사람들을 해방시켜주는 것이야말로 지혜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비참한 참상의 연속이었던 세상에서 러셀이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걸었던 것은 자유롭고 행복한 인류가 사는 세상이 가능하며 스스로 그 목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 줌 재도 남기지 않고 타오르는 불꽃”이라고 러셀을 표현한 어느 리포터의 짤막한 한 줄이 그가 살아온 삶을, 가치 있는 삶을 대변한다.
 
 
1부 자전적 성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추억의 초상_80회 생일에 즈음하여/ 나는 왜 감옥에 갔는가/ 우리는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가

2부 행복
무엇이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가/ 아직도 행복은 가능한가/ 행복에 이르는 길/ 훌륭한 삶이란 무엇인가

3부 종교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어느 신학자의 악몽/ 종교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나는 왜 불가지론자인가

4부 학문
나는 왜 철학을 하게 되었는가/ 나는 어떻게 글을 쓰는가/ 우리 시대를 위한 철학/ 지식과 지혜

5부 정치
정치적으로 중요한 욕망들/ 명료한 사유를 위한 변론/ 인류에게 미래가 있는가_프롤로그 혹은 에필로그
 
 
■ 우리가 속한 이 위험한 시대에는 고통과 죽음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희망을 제시하면 화를 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희망이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하며, 게으른 절망에 빠져 서 눈앞에 닥친 사건들만 처리하기에 급급하다. 나는 이런 사람들에게 동의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희망을 지켜나가려면 지성과 활력이 필요하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결핍된 것이 활력인 경우는 매우 흔하다. -15쪽, <추억의 초상> 중에서

■ 개별적인 인간 존재는 강물 같아야 한다. 처음에는 미약하다가 좁은 강둑을 따라 흐르게 되고, 때가 되면 열정적으로 바위들을 지나 폭포 위로 돌진한다. 강폭이 점점 더 넓어지고 제방이 멀어지면 강물은 더욱 빠르게 흐르며, 마침내 눈에 띄는 휴식도 없이 바다와 합쳐지고 나면 아무런 고통 없이 자신의 개별적인 존재를 잃어버린다. 나이가 들었을 때 자기 삶을 이런 식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통받지 않을 것이다. 개별적인 존재는 소멸되더라도 그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은 지속될 테니까. -30쪽, <우리는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가> 중에서

■ 요컨대 행복의 비결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능한 한 폭넓은 관심을 가질 것. 둘째, 당신의 관심을 끄는 사물들과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반응보다는 우호적인 반응을 보일 것. -58쪽, <아직도 행복은 가능한가> 중에서

■ 좋은 세상은 미래를 위한 희망을 필요로 하지만, 이미 죽어버린 과거를 향해 시간을 거슬러 돌아보는 것은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지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미래가 그런 과거를 저 멀리 뛰어넘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습니다. -102쪽,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중에서

■ 철학은 개인의 삶에서 뭔가를 빼는 것이 아니라 더해야 한다. 철학자들의 지적 탐구가 교육받지 못한 이들의 그것보다 더 폭넓은 것처럼, 그의 욕망과 관심의 범위도 더 폭넓어야 한다. 붓다는 단 한 명의 중생이라도 고통을 받는 한 자신이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이것은 극단적인 지점까지 나아간 것이고 지나친 것일 테지만, 내가 말하고 있는 감정을 보편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고뿐만 아니라 감정에 대해서도 철학적인 방식을 획득한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 어떤 것이 자신에게 좋고 나쁜지를 알 것이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도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피할 것이다.
-157쪽, <우리 시대를 위한 철학> 중에서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1872~ 1970
러셀은 20세기 지식인 가운데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인물로 철학, 수학, 과학, 역사, 교육, 윤리학, 사회학, 정치학 분야에서 40권이 넘는 책을 쉬지 않고 출간했다. 지능을 최대한 사용하는 놀라운 능력(그는 하루에 거의 고칠 필요가 없는 3천 단어 분량의 글을 썼다)과 뛰어난 기억력이 탁월한 업적의 밑바탕이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러한 왕성한 활동은 심오한 휴머니즘적 감수성을 원천으로 했다.
그의 사상은 두 개의 주제로 분리되어 있었다. 하나는 절대 확실한 지식의 탐구이고, 다른 하나는 이간의 삶에 대한 관심이었다. 전자는 스승이며 협력자였던 화이트헤드와의 공저 《수학 원리》로 결실을 맺어 현대의 기호논리학과 분석철학의 기초를 이루었다. 현실 사회에 대한 진솔한 관심과 스스로가 자유로운 무정부주의, 좌파, 회의적 무신론 기질이라고 불렀던 성향은 1차 세계대전 때에는 평화주의자로, 2차 세계대전 후에는 핵 무장 반대자로서 사회변혁운동에서 일관성 있게 표현되었다.
《행복의 정복》, 《철학이란 무엇인가》, 《서양철학사》, 《철학에 있어서의 과학적 방법》, 《자유와 조직》, 《외계의 지식》, 《정신의 분석》, 《물질의 분석》, 《의미와 진실의 탐구》 등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1950년 《권위와 개인》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최혁순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출판계에서 일하다가 미국으로 이민,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프로이트와 정신분석》, 아놀드 토인비의 《미래를 살다》, 니체의 《오, 고독이여》, 《니체의 고독한 방황》,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 회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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