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란 무엇인가
저자 테리 이글턴 지음,  이강선 옮김
장르 인문사회과학
ISBN 978-89-310-2157-8
발행일 2021-03-08 (초판)
제본 형태 / 판형 소프트 커버 / 규격외
페이지수 216
정가 15,000원
 
“만일 테리 이글턴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를 만들어내야만 했을 것이다.” _사이먼 크리칠리 (《죽은 철학자들의 서》 저자)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비평가
테리 이글턴 문화비평의 결정판!


문화 담론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 권에 꿰뚫는다. 통렬하고도 흥미진진한 21세기 문화 오디세이! 지난 2세기 동안 ‘문화’ 개념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문화 상대주의와 다양성, 포용성은 무조건 옹호되어야 하는가? 문화는 현대 자본주의의 미학적 도구인가 새로운 비판자인가? 오늘날 문화는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대중문화, 문화산업, 포스트모던 문화비평, 다문화주의…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대세 담론으로 떠오른 ‘문화’에 대한 대담한 통찰과 날카로운 비판! 문화의 본질과 그 현 상태를 통찰하는 최고의 문화비평서.

문화 담론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 권에 꿰뚫는다
문화에 대한 입체적 조망과 대담한 통찰


“문화 개념은 서구 문명 주류와 동의어인 동시에 반의어로 발전했으며,
문명이자 동시에 문명 비판이었다.” _로버트 J. C. 영 (32쪽)

대중문화, 문화산업, 포스트모던 문화비평, 다문화주의… 거창한 개념들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인간 삶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 속한 공동체의 문화적 영향 아래 살며, 누구나 문화의 혜택을 누리고자 하고, 이제 문화는 부흥시켜야 할 산업이 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작 ‘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문학, 정치, 이념, 종교 등 영역을 넘나들며 거의 해마다 주목할 만한 저서를 펴내온 시대의 지성 테리 이글턴이 거장다운 대담함과 촌철살인의 필치로 문화에 대한 통찰을 내놓는다. 이글턴의 장기인 영국식 유머와 문학적 아이러니가 스민 신랄하면서도 명랑한 문장들 또한 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다.

19세기 초 유럽에서 ‘문화’라는 개념이 생겨난 이후로, 20세기에 이르러 영화, 텔레비전, 광고, 언론 등을 통해 문화 개념은 활짝 꽃을 피웠고 현재까지 끊임없이 그 의미를 확장해가고 있다. 예컨대 18세기의 정치철학자 에드먼드 버크는 문화를 권력의 매개체로 바라보았다. 국민을 통치할 수 있는 수단은 법이나 정치가 아니며, 오히려 정치권력은 문화를 통해 정착해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다수의 철학자가 예술이라는 의미에서의 문화에 최상의 가치를 부여했고, 탐미주의자 오스카 와일드는 인간 존재의 의미가 자기 자신을 예술작품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 책은 지난 2세기 동안 문화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탐구하면서, 철학, 인류학, 예술, 문학, 정치 등 다양한 영역의 걸출한 사상가들을 소환한다. 에드먼드 버크,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 프리드리히 실러, T. S. 엘리엇, 레이먼드 윌리엄스, 오스카 와일드 등 시대를 대표한 사상가들을 통해 문화라는 주제에 다각도로 접근한다.


지난 2세기 동안 문화 개념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통렬하고도 흥미진진한 21세기 문화 오디세이


“문화는 혁명의 해독제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혁명의 박차가 될 수도 있다.” (101쪽)

‘문화’라는 단어는 애초에는 ‘문명’과 동의어였고, 한동안 그렇게 사용되었다. 문명처럼 문화도 물질적 제도들을 포함하나, 일차적으로는 예술적이고 지적인 작업들 혹은 인간이 따르는 가치와 관습 등을 일컫는 정신적 현상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문화는 인간의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활동들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었고, 결국 물질문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하여 크게 보면 문화는 “문명이자 동시에 문명 비판”으로서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다. 예컨대 유럽에서 문화 개념이 발흥하게 된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프랑스혁명이라고 할 때, 문화 개념이 그런 정치적 소요에 맞서서 비판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화는 18세기 후반에 산업 문명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해, 낭만적 민족주의의 핵심 개념이 되었다가, 19세기가 시작되자 식민주의와 인류학에 대한 논의에 휘말려들기도 했으며, 공동체의 내면에 깔린 ‘사회적 무의식’으로서 쇠퇴하는 종교의 대체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세기 초에 이르러 문화는 주요 산업의 하나로 성장해 대중의 의식 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갔다. 특히 20세기 중반 다양성과 대중성을 중시한 포스트모더니즘이 도래하면서, 문화는 현재 우리 사회에 새로운 형태의 정치적 갈등을 불러온 이슈가 되었다. 테리 이글턴은 이 책에서 인류의 지성사를 대담하게 훑어내리며 문화의 본질과 그 현 상태를 날카롭게 통찰한다. 특히 우리 시대 문화의 흐름인 포스트모던의 다양성 담론을 중심으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화’의 의미와 역할을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문화는 자본주의의 도구인가 비판자인가
문화 상대주의와 다양성은 무조건 옹호되어야 하는가


“하나의 세계를 구성하기 위해 모든 의견이 필요하다는 말은 옳다.
그러나 이 모든 종류의 의견이 한목소리로 아동 매춘의 폐지를 요구하는 일은 바람직하며, (…)
그런 문제들에서 우리는 각양각색이 아니라 만장일치를 필요로 한다.”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인간 존재에 철저히 스며들었고, 이제 문화를 인간 존재의 근간으로 간주하는 포스트모던의 시대가 도래했다. 포스트모던의 문화 상대주의, 다양성, 소수성에 대한 관심은 물론 우리 사회에 귀중한 성과들을 만들어냈지만, 테리 이글턴은 포스트모던 이후 문화 담론이 어떤 면에서 매우 배타적이라고 진단한다. 예컨대 정치적으로 올바른 학생들은 동성애 혐오자를 대학에서 몰아내는 데 힘을 쏟지만, 노동을 착취하는 자본가들이나 노조 폐기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별달리 힘을 쏟지 않는다. 원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눌 권리는 존중받지만, 제대로 된 임금을 받을 권리는 부정당하는 시대인 것이다. 포스트모던이 차이와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통일성, 총체성, 보편성을 몰아냈고, 어떤 면에서 인간을 더 물질적인 다른 이슈들로부터 관심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글턴에 따르면 “일부 차이는 폐기할 가치가 있는데, 예를 들면 거지와 은행가 사이의 물질적 불평등 같은 것이다.”(53쪽)

문화는 엄연히 사회제도의 일부이고, 문화를 가능케 하는 물질적 조건이 필수적이다. 책을 읽으려면 책이 필요하고, 책을 만들어내려면 제지공장과 인쇄기가 필요하다. 마르크스주의 문화비평가 테리 이글턴은, 그러나 오늘날의 문화가 더 이상 자본주의에 대해 말하지 않게 되었다고 비판한다. ‘문화산업’의 핵심 동기 또한 ‘문화’ 자체가 아니라 ‘이윤’이며, 이미지·브랜드·아이콘·디자인·광고 등과 같은 새로운 문화 기술은 자본주의의 ‘미학적’ 형식의 하나일 뿐이다. 기존 질서에 대해 비판적이고 급진적인 게이, 페미니스트, 서브컬처 문화들 또한 애초부터 자본주의를 전복할 희망조차 품고 있지 않다고 진단한다.문화는 사회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며, 심지어 시민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문화의 본질과 역할이 그것이라면, 지금 우리 시대의 ‘문화’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결국 이글턴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명 비판으로서의 문화는 점차 그 영향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말하며,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이라는 큰 틀 안에서 문화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다양한 범위의 답을 제시한다.

■ 추천사

“이 책에는 문화가 ‘사회적 무의식’이라는 이글턴의 중요한 생각이 아주 잘 묘사되어 있다. 그는 마르크스에서 니체와 프로이트, 에드먼드 버크,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 비트겐슈타인, T. S. 엘리엇, 오스카 와일드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주창한 문화의 개념을 유창하게 논하는 동시에, 문화를 둘러싼 대중적인 관용구들을 받아들임으로써 ‘고상한’ 견해와 ‘대중적인’ 견해들을 굉장히 만족스럽게 결합시켰다.” _피터 왓슨 (《생각의 역사》 《컨버전스》 저자)

“테리 이글턴은 분명하고 전투적인 작가로, 그와 의견이 다른 사람일지라도 그의 글을 읽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리라. 《문화란 무엇인가》는 그의 작가적 미덕이 최고로 발휘된 책이다.”
_테어도르 데일림플 (《브레이크 없는 문화》 저자)

“만일 테리 이글턴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를 만들어내야만 했을 것이다.”
_사이먼 크리칠리 (《죽은 철학자들의 서》 저자)

“인상적인 박학다식함이 전시된 책!” _〈퍼블리셔스 위클리〉
 
 
머리말

1 문화와 문명
2 포스트모던의 편견들
3 사회적 무의식
4 문화의 사도
5 헤르더에서 할리우드까지
6 결론: 문화의 자만심


 
 
산업자본주의 사회는 미술관, 대학, 출판사와 같은 제도를 창조할 부를 만들어내는데, 이 제도들은 그 사회가 스스로의 탐욕과 속물성을 비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문화는 자신을 먹여주는 손을 깨무는 역할을 한다. _32쪽

배타성의 원칙에는 잘못된 것이 전혀 없다. 여성들의 운전을 금지하는 일은 혐오스럽지만, 신나치당원을 교사직에서 배제하는 일은 그렇지 않다. 문화연구 담론은 그 자체가 놀랄 만큼 배타적으로, 대체로 섹슈얼리티는 다루지만 사회주의는 다루지 않고, 위반은 다루지만 혁명은 다루지 않는다. 차이는 다루지만 정의는 다루지 않고, 정체성은 다루지만 빈곤의 문화는 다루지 않는다. _54쪽

우리는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간의 차이가 좋고 나쁜 것의 차이와 일치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많은 대중문화가 탁월한 면모를 보이는 반면, 문학 정전에는 질 낮은 작품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가령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 전체가 그렇다. 극소수 작가의 작품만이 정전 목록에 들어간다면 그 작가의 덜 탁월한 글도 상당히 많이 그 목록에 들어가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심지어 정전 자체의 판별 기준에 따르는 경우라도 정전을 옹호하기 힘들 경우가 꽤 자주 생긴다는 것을 말해준다. _80쪽

문화는 혁명의 해독제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혁명의 박차가 될 수도 있다. 그의 시각에 따르면, 인민의 유서 깊은 습속들을 고압적으로 무시하는 일이야말로 사회적 격변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가장 많다. 따라서 문화와 전통은 보존적 힘뿐 아니라 파괴적 힘이 될 수 있다. _101쪽

경제적인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려면 경제 혁명이 필수다. 자본주의에서 축적을 향한 충동은 끝이 없으므로, 오직 사회주의만이 이런 편집광적 상황에서 빠져나오게 할 수 있다. 우리 근대인들은 시장 논리로 인해 최소한 신석기 시대 조상들이 했던 만큼이나 힘들게 일한다. 기술은 착취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착취를 강화하는 식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와일드는 자신의 상상이 아동 노동이나 노예 매매를 폐지하려는 활동에 대해 옛사람들이 느꼈던 것과 똑같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하릴없는 이상주의 생각으로 비칠지를 의식하고 있었다. 와일드는 오직 현재 질서에만 의존하는 이에게는 이 질서를 급격하게 바꿀 변화가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의 언급에 따르면, 유토피아를 포함하지 않은 세계지도는 그저 한번 힐끗 바라볼 가치조차 없었던 것이다. _142쪽

이성은 피도 눈물도 없는 합리성의 도구적 양식으로 축소되어 자신의 이득을 계산하는 일 이상은 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연은 내적 생명력이 고갈된 채 인간이 마음대로 조정할 정도로 죽은 물질로 축소되었다.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유용성이며, 이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자체로 귀중할 수가 없게 된다. 사물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도구로 쓰이는 경우에만 가치를 가진다. 어떤 것도 단지 자신을 위해 존재하도록 허락되지 않는다. 유용성을 기준으로 했을 때, 무가치한 것으로 판단된 관습과 애정은 완전히 무시되어야 한다. 세계에 대한 객관적 파악을 왜곡할 위험이 있는 감정과 믿음은 척결되어야 한다. _149쪽

전 세계적인 현상인 대학의 쇠퇴야말로 자본주의가 한때 자신의 반대말(‘문화’)로 여겨졌던 것을 자신에게 동화시키는 데 전념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사례다. 대학의 쇠퇴는 사실상 공산주의와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진 일보다 덜 극적이기는 해도 우리 시대의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들의 대열에 자리 잡고 있다. 인문적 비판의 핵심부로서 수세기에 걸친 전통을 가진 대학은 현재 야만적일 만큼 속물적인 관리 이데올로기의 지배 아래 놓인 사이비 자본주의 기업으로 전환되면서 사라지는 중이다. _192쪽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
영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문화비평가이자 문학평론가. 1943년 영국 샐퍼드의 아일랜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영국 문화 연구의 창시자인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제자로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했다. 옥스퍼드대학교와 맨체스터대학교 영문학 교수를 거쳐 현재 랭커스터대학교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세기 이후 영미문학을 주로 연구했으며, 문학사상론, 포스트모더니즘, 정치, 이념, 종교 등 분야를 넘나들며 왕성한 저술활동과 사회참여를 병형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70만 부 이상 판매된 《테리 이글턴의 문학이론 입문》을 비롯해, 《유머란 무엇인가》 《유물론》 《셰익스피어 정치적 읽기》 《문학 이벤트》 《신의 죽음 그리고 문화》 《낙관하지 않는 희망》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낯선 사람들과의 불화》 《악》 《왜 마르크스가 옳았는가》 《발터 벤야민 또는 혁명적 비평을 향하여》 《이론 이후》 《신을 옹호하다》 《반대자의 초상》 《시를 어떻게 읽을까》 《진실 말하기》 《성스러운 테러》 《성자와 학자》 《포스트모더니즘의 환상》 등 50여 종의 저서를 출간했다.
 
 
이강선
필명은 이명.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번역학으로 석사학위를, 토니 모리슨 연구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중앙대, 성신여대 등에서 영문학과 번역을 가르쳤고, 현재는 호남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 《새들백》 《암의 나라에서 온 편지》 《사랑의 백 가지 이름》 《유쾌한 천국의 죄수들》(프랑스어 번역) 등 10여 권이 있다. 저서로는 《몸이 아프다고 삶도 아픈 건 아니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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