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 엄마의 워낭소리
저자 여영무 지음
장르 한국문학
ISBN 9788931009859 03810
발행일 2016-01-05 (초판)
제본 형태 / 판형 소프트 커버 / A5신 (148X210) - 신국판
페이지수 344
정가 13,000원
 
“세상에서 ‘어머니’만큼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친근한 말은 없다”
한 원로 언론인이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사모곡


원로 언론인 여영무 작가가 1913년생 소띠인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모자의 인연으로 함께한 어머니의 인고의 궤적을 글로 형상화한 《소띠 엄마의 워낭소리》가 출간됐다. 자칫 개인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소띠 엄마의 워낭소리》를 단지 작가의 어머니에 대한 개인적 체험사라고 볼 수는 없다. 1930년대 일제 무단통치의 억압 시대부터 1945년 광복,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에서 6·25전쟁과 전후 재건 기간, 5·16군사정변과 18년간의 박정희 대통령의 통치 기간을 거쳐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민주화 개헌과 네 차례의 수평적 정권 교체를 통해 민주화가 정착된 오늘날까지, 현대사의 장면을 차례로 담은 이 책에는 마치 영화 〈국제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평범하고 진솔한 한 인간의 서사이자 우리 민족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의 사모곡이자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효제 사상의 부활을 일깨우려고 애쓴 《소띠 엄마의 워낭소리》를 통해 자유, 평화, 자애와 포용, 관용, 치유를 상징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돌아보며 각박한 세상살이 속에서 인간 본연의 따뜻한 심성을 회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일보 논설위원과 통일연구소 소장, 통일원 정책평가위원 등을 역임하고, 남북전략연구소장, 뉴스앤피플닷컴 대표 겸 주필과 KBS 방송 시사해설을 맡고 있는 원로 언론인 여영무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으며 세상 누구보다 따뜻한 어머니를 떠올리는 넉넉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작품 소개

《소띠 엄마의 워낭소리》는 1부 ‘소띠 엄마의 워낭소리’와 2부 ‘어머니 사랑으로 세상을 평화롭게’로 나뉜다.

1부 ‘소띠 엄마의 워낭소리’에서는 입체적 서술을 위해서 작가가 팔십 평생 겪은 체험적 현대사를 씨줄로 삼고 어머니의 일생을 날줄로 삼는 형식을 취했다. 가야산 심심산골 고향 신촌에서 펼쳐지는 이 사모곡은 어머니가 삶은 감자 한 개를 건네면서 환한 웃음과 함께 다정한 표정으로 대해준 인생의 첫 번째 기억에서 시작된다. 이후 첫째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젖을 일찍 떼지 않으셨던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이제는 선물이라 생각하는 팔뚝의 초승달 무늬 흉터, 여섯 살 어린 소년일 때 소를 먹인 기억, 대구 수창초등학교 유학 생활들을 비롯한 정겨운 유년 시절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흘러 일제강점기 말 어려웠던 경제 사정으로 아버지가 만주로 떠나고, 어머니 혼자 다섯 형제를 키우며 모진 고생을 한 일과 6‧25전쟁 당시 피난을 가던 일들이 애틋한 모정과 함께 펼쳐지는데 이 부분은 당시의 역사적 시대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후 아버지가 설립한 회사인 ‘창성’의 부도로 가세가 기울고 건강이 쇠약해진 어머니의 노년의 삶이 애잔하게 그려진다. 흔들림 없이 강하던 어머니가 “인제 가면 언제 또 올래?”라며 아기처럼 매달리며 자주 오라고 당부하는 일이나 이불을 뒤집어쓰고 적막한 시간을 견디며 점점 쇠잔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이 장은, 누구라도 겪었고 또 겪을 법한 이야기들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후, 80년 전 젊고 어여쁜 어머니가 꽃가마를 타고 시집을 오시던 산길을 걸으며 옛일을 회고하면서 어머니와의 추억을 정리한다.

2부 ‘어머니 사랑으로 세상을 평화롭게’에서는 작가가 대학교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내준 ‘나의 어머니’라는 과제를 통해 요즘 시대의 젊은이들에게도 어머니라는 존재는 여전히 크고 따뜻한 큰 산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마지막 장에서는 모정과 효제 사상을 비롯한 동양적 가치와 윤리로 황금만능주의와 인명경시로 황폐화된 인간성 회복을 위한 처방을 제시한다.

어머니, 인간 본연의 따뜻한 심성을 회복하게 해주는 그 이름

‘어머니’ 하면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꼭 따라붙는 것이 부모님을 공경하고 형제끼리 우애하라는 효제 사상이다. 요즘 세상은 권력 기관의 상층부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탐욕스럽고 살벌하기가 짝이 없다. 살부모(殺父母)와 살자녀(殺子女)의 패륜 범죄가 예삿일이 되는가 하면 하루 평균 40건의 자살 사건으로 사회공동체와 가족공동체가 황폐화되고 있다. 이런 비극적인 패륜 사건을 줄이고 예방하기 위해 작가 여영무는 서술의 상당 부분을 효제 정신 부활을 위해 할애했다.

어머니의 모성애는 자유, 평화, 자애와 포용, 관용, 치유를 상징한다. 어머니는 핏줄과 사랑으로 맺어진 가족공동체의 중심이다. 또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하고, 공자가 말한 ‘대동사회(大同社會)’를 이루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다. 《소띠 엄마의 워낭소리》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어머니의 너른 품을 그리며 각박해진 현실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고, 더불어 흔들리는 사회 공동체적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머리말

1부
소띠 엄마의 워낭소리


안태 고향 심심산골 신촌(新村)
어머니가 팔뚝에 그려 준 초승달 무늬
태곳적 신비 간직한 신촌의 산과 들로
여섯 살 어린 소년이 소를 먹일 때
대구 수창(壽昌)국민학교 유학
일제강점기 말 전환기 신촌에서 대구로 이주(移住)
아버지는 만주(滿洲)로, 어머니 혼자 식솔 거느려
나의 전학증(轉學證) 보고 실망해 울던 어머니
‘대구 10·1 폭동’ 때 “대세 따르라”던 어머니 말씀
대구상고(大邱商高) 합격 때 기뻐하던 어머니
6·25전쟁 때 포위된 대구 시민들의 피란 소동
수창동 신축 한옥 기와집 이사 후 기뻐한 어머니
‘昌成’ 해체 후 서울로 올라오신 어머니
어머니와 신촌 방문하던 날 까치 소리 요란해
치매 고비로 어머니 건강 쇠잔해져
노년의 고독한 생활에 지친 어머니
한 많은 인생살이 뒤로하고 하늘나라로
80년 전 어머니 꽃가마 타고 시집오던 산길 걸어 보니

2부
어머니 사랑으로 세상을 평화롭게


젊은 세대의 어머니 사랑과 효심
어머니 사랑, 가족 사랑이 행복의 근원
 
 
■ 당시 어머니들은 동생이 출생할 때까지 아이가 젖을 떼지 못해 젖에다가 ‘금계랍’(일제강점기 말라리아 전염병 치료약)이란 쓴 약을 발라 젖을 못 먹게 하는 경우가 흔했다. 나는 네 살 터울인 동생이 태어날 때까지 젖을 먹었다. 어머니는 나에게서 젖을 떼려고 젖에 쓴맛이 나는 금계랍을 발라 젖을 못 먹게 하겠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식에게 젖을 물리고 품에 안는 것이 좋았던지 굳이 모질게 젖을 떼려고 하진 않았다. 어머니는 젖을 물고 있는 나를 내려다보면서 “이 애가 이렇게 커 가지고 창피하게 젖을 먹다니 금계랍이라도 발라야 되겠다”라고 하면서도 실제론 그렇게 하진 않았던 기억이 새롭다. (29쪽)

■ 일제강점기에 어머니는 식량 부족으로 달성공원 근처에서 캐 온 비름나물로 배고픔을 달래야 했다. 영양 부족으로 고운 얼굴에 버짐이 피어도 자식들에게 내색 않고 꿋꿋이 사셨다. 수창동으로 이사하고 수년 후 어느 날 아버지를 비롯한 우리 가족은 간단한 건강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아픈 데가 없다면서 끝내 건강진단을 받지 않았다. (142쪽)

■ 창성의 부도로 어머니의 상실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한때 까무러치고 한동안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여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백운동 신촌에서부터 낯선 대도시 대구 생활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간 남편과 동고동락하면서 안 먹고 안 쓰고 뼈 빠지게 노력해 이룩한 전 재산을 속절없이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그 비통함과 상실감,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70대 가까웠던 어머니는 10여 년간 동생을 위해 점심 저녁 식사를 봉덕동에서 월배까지 해다 나르고 낮에는 산더미같이 쌓인 먼지투성이 긴 감천 쪼가리를 하나하나 주워 모아 팔아 그 돈을 가용에 쓰는, 그야말로 몸에 밴 근검절약과 내핍 생활을 하셨다. 동생과 창성의 발전을 위해서 그렇게도 근검절약하던 어머니의 서글픈 마음과 허탈감을 어디에다 호소할 수 있을까. (180~181쪽)

■ 그날 유품을 정리했던 동생들이나 제수씨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는 어머니가 평소 신던 슬리퍼형 신발과 구두는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궁금했다. 주민등록증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등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구체적으로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 신발은 물론 버렸을 것이다. 신발 주인이 없어졌다는 것은 세상을 하직한 것을 뜻한다. 신발은 생명을 뜻한다. 살아 있는 사람만이 신발을 신고 다니고,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소용이 되는 물건이다. (252쪽)

■ 어머니가 치매에서 깨어난 몇 년 후였다. 그날 어머니는 식구들과 함께 담소하다가 주저주저 부끄러운 듯 형제들에게 물었다.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나?”
“네, 벌써 돌아가셨습니다.”
“정말이냐?”
“그럼요. 돌아가신 지 30여 년 되었어요.”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어젯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만난다고 좋아서 밤새도록 산 넘고 물 건너 닭목으로 달려갔지. 그러다 그만 만나기 직전 깜짝 깨어 보니 안타깝게도 꿈이었어. 정말 허망했어. 그런데 지금도 내 마음에는 꼭 어머니 아버지가 살아 계신 것만 같아.” 형제들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돌아가신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렸는데도 어머니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긴가민가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 (276쪽)
 
 
여영무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국제법 연구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논설위원과 통일연구소 소장, 통일원 정책평가위원을 역임하고, 대한국제법학회 이사 겸 부회장, 세종대 석좌교수,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 방문교수를 지냈다. 고려대 대학원, 외국어대, 한양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남북전략연구소장, 뉴스앤피플닷컴 대표 겸 주필과 KBS 방송 시사해설을 맡고 있다. 대한국제법학회 국제법학술상과 서울언론클럽 칼럼상, 대한언론인회 임승준 자유언론상(칼럼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국제테러리즘 연구》, 《테러리즘과 저항권》, 《통일의 조건과 전망》, 《괴물제국 중국》, 《북한 어디로 가나》, 《좌파대통령의 언론과의 전쟁》, 《배반당한 민족공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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