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저자 제니퍼 M. 실바 지음,  성원 옮김
장르 인문사회과학
ISBN 978-89-310-2295-7
발행일 2022-12-15 (초판)
제본 형태 / 판형 소프트 커버 / 규격외
페이지수 400
정가 18,000원
 
미국 노동계급의 삶을 기록해온 최고의 학자인 제니퍼 M. 실바는 심각한 타격을 입은 동부 펜실베이니아 탄광촌의 노동자들이 어떻게 개인적이면서도 종종 자기 파괴적인 전략으로 고난을 해결하는지, 그 고통이 어떻게 집단행동의 지렛대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_로버트 퍼트넘, 《나 홀로 볼링》 저자


이 책은 뿌리 깊은 정치적 소외와 자기 고립에 대한 강렬한 묘사로 가득하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를
탄광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심장, 심지어 영혼으로까지 인도한다.
_캐스린 에딘, 프린스턴대학교, ‘공공 및 환경 대학’ 교수


미국 정치의 경관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대단히 중요한 책이다.
_제퍼슨 코위, 밴더빌트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제니퍼 M. 실바는 이 책에서 수많은 미국 노동계급이 느끼는 고통과 소외를 불러온 숱한 요인을 해부한다. 실바는 깊이 들을 줄 아는 사람이자 매혹적인 이야기꾼이다. 강렬하고 설득력 있고 도발적인 책이다.
_리처드 리브스, 《20 VS 80의 사회》 저자


이 책은 미국 노동계급이 경험하는 고통과 이 고통이 노동계급의 세계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독창적이고 강렬하게 분석한다.
_앤드루 셜린, 존스홉킨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노동계급은 사라지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삶과 영혼에서 길어온 고통의 정치학


《커밍 업 쇼트》의 저자 제니퍼 M. 실바가 모색한 계급 정치의 가능성

양극화와 불평등의 시대,
더는 들리지 않는 노동계급의 목소리에 주목하다

전 세계에서 양극화와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는 그 어느 때보다 커져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어 보일 정도다. 많은 전문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두고 온갖 제언을 쏟아낸다. 하지만 빠진 게 있다. 당사자의 목소리, 즉 가난한 노동계급의 목소리 말이다.

당사자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기반하지 않는 모든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노동계급은 늘 정부 정책의 수동적 수혜자 정도로만 취급받았다. 그러나 인간은 연료로 작동하는 로봇이 아니다. 적당한 보조금을 쥐여주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단 소리다. 어려운 현실을 벗어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노동계급은 부자들과 마찬가지로 감정과 명예, 존엄을 가진 자들이다.

노동계급의 삶과 문화, 불평등을 주제로 활발히 저술 활동을 해온 제니퍼 M. 실바가 황폐해진 미국 동부의 탄광촌 콜브룩으로 떠난 건 이 때문이다. 실바는 마약, 범죄, 가난, 폭력 등의 문제가 가득한 콜브룩에서 가난한 노동계급이 어떤 현실을 살고 있는지, 하루하루의 힘겨운 일상에서 어떠한 감정의 구조를 구축했는지를 면밀히 살핀다. 그리고 노동계급의 삶과 영혼, 그들의 일상을 잠식한 고통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정치적 가능성을 벼려낸다. 흐릿해지고 있으나 사라질 수 없는 존재들을 위한 정치학 말이다.

서로 다른 인종과 젠더의 노동자들이 벼려낸,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서 피어나는 계급 정치의 가능성

《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은 가난한 노동계급의 삶을 성실하고도 입체적으로 재현하여 지금껏 누구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저자는 섬세하고 배려 깊은 인터뷰로 노동계급 구성원이 마주한 고난이 무엇인지, 그들은 그 고난을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를 조명한다. 저자는 노동계급을 하나의 동질적 집단으로 뭉뚱그리지 않는다. 콜브룩의 모든 노동계급이 공통으로 마주한 엄혹한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면서도 이들을 백인 남성과 여성, 흑인 및 라틴계 남성과 여성의 네 집단으로 나누어 내부의 차이에도 주목한다. 각 인구 집단이 삶, 미래, 자아를 이해하는 방식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노동계급을 위한 정치가 단순하고 평면적인 차원을 넘어서 복잡하고 정교하게 기획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노동계급 백인 남성은 미국을 건설했다는 자부심이 훼손된 상황에 고립감, 목적 상실, 억울함을 토로한다. 이들은 파편화되고 해체된 남성성의 잔해들 앞에서 길을 잃은 채 서성이는 중이다. 한편 노동계급 백인 여성들은 어떻게든 ‘어머니’, ‘아내’의 역할을 지키려 악전고투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낸다.

콜브룩으로 새로 이주해온 유색 인종은 힘든 상황에서도 미래를 조금 다르게 전망한다. 흑인 및 라틴계 남성은 콜브룩에서 자신의 수치스러운 과거를 걷어내고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가난뿐 아니라 인종에 대한 차별로 어려운 일들을 겪지만 이 모든 고통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정으로 수용한다. 이는 흑인 및 라틴계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동시에 유색 인종 여성들은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홀로 설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한다.

사회 제도의 붕괴, 불평등의 고조, 정치적 소외…
오늘날의 정치적 바람을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

저자는 노동계급 내부의 차이를 섬세히 검토하는 동시에 모두를 아우르는 정치적 기획으로 나아간다. 콜브룩 노동자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공유한다. 가난한 노동계급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연대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파편화되어 개별적으로 생존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노조, 정당, 지역 사회, 공동체, 이웃 등 전통적 준거점을 완전히 휩쓸어 갔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기 계발에 탐닉하고 개별적으로 구원을 갈구한다. 누구도 자신을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박탈감에 선거를 포함한 모든 공적 제도를 불신한다. 공적 제도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져 각종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나아가 별다른 노력 없이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으로만 생활하는 사람들을 경멸하며 자신을 그런 사람과 구분하고자 한다. 좋은 삶은 자신의 노력과 헌신을 통해서만 가능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가난이 야기한 현실적 어려움과 문화적 수치심을 개인 탓으로 돌리며 자기 자신을 책임의 주체로 내세운다. 요컨대, 콜브룩 노동자들은 정치에서 완전히 이탈한 상태다.

이 모든 것의 근원에는 고통이 있다. 저자는 자조, 경멸, 분노, 냉소, 희망이 어지러이 교차하는 콜브룩에서 ‘고통을 중심으로 구축된 친밀감’을 토대로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불완전하고 파편화된 개인과 공동체가 고통받는 존재라는 동질감을 바탕으로 ‘우리’라는 감각을 형성해 다시금 정치적 주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고통을 수치스러워하며 숨기는 대신 모두의 경험으로 의미화하면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서 사회적 유대의 가능성이 싹틀 수 있다. 저자는 “변화의 가능성은 고통 당사자들이 공동체를 꾸릴 때 찾아온다”고 강조한다. 공동체의 자원은 가난한 노동계급이 공유하는 계급적 고통이다. 아메리칸드림이라는 낡은 희망 모델이 더는 작동하지 않는 스산한 탄광촌 콜브룩. 바로 이곳에서 새로운 동맹과 미지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작가의 말

서론 노동계급 정치의 난제
1장 파열과 부활
2장 잊힌 남자들
3장 광부의 손녀
4장 구원을 찾아서
5장 우리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무언가
6장 부정당한 민주주의
결론 죽은 공동체에 생명을 불어넣기

이 책의 방법론에 관하여
해제 빗장 걸린 세계의 묵시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석
참고문헌
 
 
▪가족과 지역 사회의 유대가 취약하고 신뢰가 부재하며 사회 안전망이 제한적이고 사회적 이동의 기회가 희박한 시대에 개인의 고통 관리는 필수가 되었다. (44쪽)

▪다니엘라는 자신이 신경 쓸 사람의 범위를 자기 아이들로 신중하게 제한하고 정말로 중요한 것, 즉 아이들의 안전과 좋은 삶을 누릴 공정한 기회를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아낀다. (249쪽)

▪그는 자신의 삶에서 부정적인 사람들을 제거하고 자신을 통제하려는 남자들의 손아귀에 붙들려 살기를 거부하며 자신에게만 의지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자신을 떼어내기에는 완전한 정치적 이탈이 수반된다. (258쪽)

▪에바는 스스로가 자신이 내린 인생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자존심을 되찾으려 한다. (261쪽)

▪사람들은 자신들이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간다고 믿게 만들려는 모든 시도에 단호하게 저항하면서 안전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이들에게 이상적인 정치인은 결국 정치인이 아닌 사람들이다. (274쪽)

▪이들을 묶어주는 공통적인 특징은 “시스템”에 대한 매서운 비판이다. 이들이 주류 정치 제도에 느끼는 환멸과 자기 계발, 음모론에 개별적으로 다시금 현혹되는 현상은 이들이 자기 주위에 쌓아 올리는 확증 편향의 요새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274쪽)

▪불신의 태도를 학습한 그는 “우리 사람들”에 대한 거부와 내 앞가림은 내가 한다는 회의주의를 드러내는데, 이는 가장 친밀한 가족 관계에서 시작해 폭넓은 사회 기관으로 확장된다. (275쪽)

▪내면을 향하고, 자신의 치유와 변화에 골몰하는 치유 중심의 자아는 시민 참여와 집단행동에 낙인을 찍는 것으로 보인다. 자아의 변화를 강조하다 보면 구조적 장애물은 집단행동보다는 의지를 통해 극복해야 하는 개별적인 장애물이 되고, 사적인 삶의 고난은 그 사회적, 정치적 뿌리와 분리된다. (300쪽)

▪개인의 곤란과 집단행동을 매개하는 “계급” 정체성은 더는 과거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노동계급”이 백인도 남성도 아닌, 심지어는 때로 노동조차 하지 않는 후기 산업 사회의 극악무도한 분열과 불평등이라는 도전 과제를 정면으로 직시할 때가 왔다. (317쪽)

▪내가 만난 사람들은 한때 사적인 자아를 정치 영역과 연결해주던 각종 제도와 분리되어 있었다. 더구나 나이, 인종, 젠더를 막론하고 정부를, 교육과 의료 서비스 같은 사회 제도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너무나도 불신해서 기존의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농담이라고 여길 정도였다. (317쪽)

▪희망은 보글보글 피어오른다. 낡은 모델이 이들을 주저앉힐 때 자아와 공동체 사이에 다리를 놓는 새로운 방법을 상상하는 불완전한 영웅에게서, 새로운 의례에서, 동맹 관계의 변화에서 말이다. (331)

▪이 책에 등장하는 노동계급 인간 군상은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외국인 혐오로 분열되어 있으면서도 하루 9달러로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다는 데, 극도의 불평등이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데, 우리가 타자와 반드시 맺고 살아가야 하는 관계를 유실했다는 데 근본적으로 동의한다. (333~4쪽)

▪이들의 증언으로 판단컨대, 노동계급 가정에 우호적인 경제 정의를 정강의 중심에 놓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성장의 기회를 독려하고, 금융 엘리트와 정치 엘리트의 결탁을 서슴지 않고 비판하는 정치인이 이들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335쪽)

▪고통을 억울함과 책망 속에 감춰두는 대신 이름을 붙이고 바깥세상을 향해 집어 던지면, 수치스러운 경험으로 남게 될 것으로 사회적 유대를 빚어낼 가능성이 싹튼다. (338쪽)

▪자기 단절에 맞서고, 고통과 해법을 공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튼튼한 공론장의 형성은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집단적인 동원의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 (338쪽)

▪변화의 가능성은 고통 당사자들이 공동체를 꾸릴 때 찾아온다. (339쪽)
 
 
지은이 | 제니퍼 M. 실바

인디애나대학교 ‘폴 오닐 공공 및 환경 대학’ 조교수. 정치 문화, 사회 계급, 불평등, 성인기 이행, 가족과 친밀한 삶 등이 주요 연구 관심사다. 웰즐리칼리지를 졸업한 후, 버지니아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버크넬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쳤고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다. 2013년에 출간된 《커밍 업 쇼트》에서 노동계급 청년이 성인으로 자라며 마주하는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고립을 다뤘다. 이 책 《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에서는 100명이 넘는 탄광촌 노동자를 인터뷰하여 미국 노동계급이 놓인 현실과 그들이 벼려내는 정치적 가능성을 모색했다. 현재는 가난한 농촌 마을의 여성 건강과 웰빙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미국 노동계급의 삶과 문화, 정치에 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옮긴이 | 성원

책으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배우는 게 좋아서 시작한 번역이 어느덧 업이 되었다. 책을 통한 사색만큼 물질성 있는 노동을 사랑한다. 슬하에 2묘를 두고 있다. 《빈 일기》, 《오버타임》,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 《쫓겨난 사람들》, 《백래시》, 《여성, 인종, 계급》 등을 우리 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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